신용등급 초월한 레포펀드 수요…카드채보다 낮은 캐피탈채 금리
강세 지속하는 공사채 시장…4분기에도 지속할 수 있을까
레포펀드는 보유채권을 담보로 RP(환매조건부채권) 매도를 실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 자금으로 금융채, 회사채 등 크레디트물에 투자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사모로 분류되는 특성상 순자산의 400%까지 차입이 가능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모펀드는 금전 차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돼있지만, 사모펀드(일반 사모집합투자기구)의 경우 순자산의 400%까지 차입이 가능하다.
레포펀드는 통상 공사채를 매수해 이를 담보로 여전채를 추가 매수한다. 여전채를 담보로 한 차례 다른 채권을 더 사기도 한다. … 일례로 공사채를 담보로 조달하는 자금의 금융비용은 매수한 여전채의 캐리가 상쇄한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폭이 크지 않더라도 레버리지 효과에 투자 수익은 커질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예기치 않은 요인으로 촉발될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공사채가 가산금리(스프레드) 부담과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발행시장에서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AAA’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채권 입찰을 통해 각각 4천억원, 1천500억원어치 조달을 확정했다.
한전의 경우 만기를 2년과 3년, 5년으로 나눠 각각 1천억원, 2천억원, 1천억원 찍기로 했다.
입찰에선 2년물에 2천800억원, 3년물에는 4천300억원, 5년물에는 2천300억원의 주문이 유입됐다.
발행 금리는 2년물 2.65%, 3년물 2.774%, 5년물 2.885%다. 입찰 전일 개별 민평 대비 2년은 2.9bp, 3년은 1.8bp, 5년은 4bp 낮은 수준이다.
광해광업공단도 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3년 단일물 입찰에 4천4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스프레드는 개별 민평 대비 3bp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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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펀드발 여전채 훈풍이 크레디트 시장 전반에 온기를 더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채권시장의 B 관계자는 “공사채의 경우 절대금리 수준과 인수 수수료 등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스프레드 부담 등으로 전체적으로 인기가 많진 않다”며 “하지만 레포펀드에 힘입은 여전채 수요와 회사채 또한 건재해서 공사채도 나쁘진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레포펀드 수요에 힘입은 캐피탈채의 강세가 가파르다. 신용등급이 더 높은 카드사보다 더 낮은 금리에 발행을 타진하는 등 기존 시장 흐름과는 다른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1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IBK캐피탈은 오는 17일 채권 발행을 앞두고 3년물을 민평금리보다 4bp 낮은 수준에 수요를 모집했다.
실제 발행 금리를 봐야 하지만 지난 13일 민평금리(2.856%, 4사)를 기준으로 보면 2.816%로, 상위 신용등급인 카드사의 발행금리보다 낮다.
전일 우리카드는 3년물을 2.862%에 1천900억원 발행했다. 우리카드의 신용등급은 ‘AA’로 ‘AA-‘인 IBK캐피탈보다 높다.
레포펀드 수요가 몰리자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발행 금리가 고려되고 있는 셈이다.
레포펀드가 추가로 계속 설정되고, 기존 레포펀도 여전채를 집중 매수하면서 수요가 공급보다 우위인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채권시장 참가자는 “여전채를 찾는 레포펀드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발행도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증권사가 북을 통해 일단 담아놓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불확실성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펀더멘털 요인은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여전사의 신용위험은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 은행권에서 취급이 곤란한 대출 수요가 여전사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서다.
다른 채권시장 참가자는 “캐피탈채의 강세가 어디까지 진행될지가 관건이다”며 “카드채를 넘어섰지만, 은행채까지 스프레드를 좁히긴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레포펀드 인기와 여전채 쏠림 현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에서 나온다.
최근 환율 급등과 주택시장 과열에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한 상황인데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경우 펀드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한 금융통화위원은 지난 7월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레포펀드 규모 및 레버리지도 빠르게 증가했는데, 그간 자금 흐름이 되돌려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어떤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는지 질문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그간 완화적 금융 여건이 되돌려지고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한 디레버리징 및 시중 유동성 축소가 나타날 경우 취약 업종과 기업에 대한 신용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