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선진국 진입 12번째 실패…’정책 실효성’ 지적

◇DM 편입 ‘12수’ 한국 증시…”외환시장, 근본 문제 해결 아직”

MSCI는 24일 연례 시장 재분류에서 한국 시장을 신흥국 시장(EM)으로 발표했다. 관찰대상국으로도 등재되지 않았다.

MSCI는 “그간 지적된 시장접근성 관련 오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 당국이 발표한 조치들을 인정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은 근본c적인 문제들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원화는 역외 외환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통화가 아니라는 점이 핵심 원인으로 언급됐다.

역외 외환시장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국 당국이 내세운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 조치에 대해서도 혹평을 내놨다.

MSCI는 “더욱 우려되는 점은 연장된 외환시간 거래시간 동안에도 역외시장의 유동성이 여전히 크게 부족해, 선진시장에 견주는 촘촘한 거래를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지수 추종 운용사들의 외환 운용 유연성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SCI는 “한국 야간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원화 거래가 궁극적으로 세계 다른 선진시장 통화들이 주간 거래시간에 제공하는 수준과 비교할 수 있는 큰 규모, 일관된 유동성, 좁은 매수·매도 호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직적인 외국인투자등록증(IRC) 제도, 현물 이전거래 및 장외거래 제한, 거래소 데이터 사용 제한으로 인한 투자상품 가용성 제한 등도 추가로 제기된 시장 접근성 문제라고 나열했다.

한국 정부는 2023년 12월부터 외국인투자등록증(IRC)을 법인식별기호(LEI)로 전환하고 있지만, 기존 계좌는 여전히 IRC를 사용하고 있다. 옴니버스 계좌 활용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MSCI는 “두 체계 간 전환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IRC와 LEI 체계가 동시에 운영되면서 계속해서 운영상 마찰을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2023년 이후 일정한 제한 아래 허용되는 현물 이전거래와 장외거래에 대해서도 “아직 일반적인 시장 관행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고 바라봤다.

투자상품 가용성 항목에 대해서는 기존 ’-‘에서 올해 ’+‘로 상향했으나 “금융상품을 개발·출시하는 과정에서 거래소 데이터를 사용하는 데에는 일부 제한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작년 시장접근성 평가에서 금지 조치 해제만으로 ’+‘로 평가가 상향된 공매도 제도에 대해서도 “상당한 운영상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며 “조기 결제자금 사전 예치 요건 역시 시장 참여자들에게 계속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13번째 도전 관건은…”완전한 개혁 시행”

올해도 관찰대상국 편입에 실패하면서,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도전은 내년 6월로 미뤄지게 됐다.

관건은 MSCI가 언급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평가받는지 여부다. 현재는 한국 당국이 시행한 일부 정책들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개혁이 완전히 시행된 뒤, 시장 참여자들이 ‘정책 효과’에 대해 충분히 느낄 시간도 요구된다.

한국 정부는 아직 시장접근성 개선을 위한 정책을 시행 중인 단계다.

다음달 역내 외환시장 24시간 운영, 내년 1월 역외 원화 결제가 개시될 예정이다.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은 야간 갭 리스크를 줄여 외국인 환헤지 부담을 완화하고, 역외 원화결제망은 외환 자금 유동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IRC에서 LEI로의 전환도 올해 하반기 진행된다.

영문 공시 의무화는 내년이 돼야 모든 코스피 상장사까지 확대된다.

장외거래 사후신고 대상 확대 및 신고 부담이 완화는 이용 초기 단계라 실행 상 어려움이 존재한다.

한국물 파생상품 등에 대한 접근이 선진국 수준으로 전면 개방될 필요성도 언급된다.

한국 정부는 이달 말까지 MSCI 선진국 편입 추진을 위한 3건을 추가로 추진해 전체 39개 과제 중 28건(70%)을 완료할 계획이다.

MSCI는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잠재된 시장 재분류에 관한 협의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개혁이 완전히 시행됐으며, 시장 참여자들이 이러한 변화가 지속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철저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 외환 또 외환…’원화 국제화’ 담길 과제는

◇ “원화는 역외 조달 불가 통화”…당국 노력에도 역외시장이 ‘발목’

24일 MSCI는 전일(현지시각) 공개한 ‘2026 연례 시장분류결과’에서 한국 증시를 이전과 같이 신흥국 시장(EM)으로 분류했다.

올해도 한국 증시는 선진국 시장(DM)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에 실패했다. MSCI는 이번에도 외환시장이 글로벌 선진 통화시장 수준의 접근성을 보장하는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등재 불발 이유를 설명했다.

여전히 포인트는 ‘역외(offshore)’ 외환시장 개설에 맞춰졌다. MSCI는 원화가 역외에서 자유로운 조달이 불가능한(not deliverable) 통화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그동안 해외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를 허용하고, 거래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는 등 일련의 외환시장 개방 조치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역외 외환시장 관련 정책은 아직 시행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내년 1월 정식으로 역외 원화결제시스템을 도입하며 역외 시장 개설에 첫발을 뗄 예정이다. 올해 9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이러한 일정을 고려하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MSCI 평가를 개선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다음 평가에서는 역외 원화결제시스템을 두고 중점적인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식적으로 한국 외환시장은 달러-원 현물환 결제를 ‘역내(onshore)’ 시장에서만 인정하고 있다. 역외 금융기관은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으로 승인을 받으면 역내 거래에 참여할 수 있지만, 국내 외국환 은행을 ‘대행은행’으로 지정해 실제 원화 결제 업무를 맡겨야 하는 구조다.

반면 역외 원화결제시스템이 도입되면 한국은행 결제망(BOK WIRE)을 통해 역외에서 24시간 현지에서 원화 결제가 가능하다. 정부는 주요 선진국 통화의 역외 결제 체계를 참고해 제도를 설계할 방침이다.

정부는 RFI를 활용해 역외에서 원화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통화 시장에서 RFI 등록과 같은 단계적인 규제가 없는 만큼 이러한 제도 차이를 얼마나 줄이며 역외 원화결제망을 운영할지가 관건이다.

MSCI가 시장 접근성 평가를 매년 1분기에 진행하는 만큼 내년 워치리스트 등재 여부는 올해 9월 시범 운영되는 역외 원화결제망의 운영 실효성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RFI 라이선스가 필요하니 엔화나 다른 통화시장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역외 결제를 처음 도입하는 단계에서 RFI로 시작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채의 WGBI 편입 과정에서도 결제 과정이 아직 복잡하지만, 점차 개선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하반기 ‘원화 국제화’ 로드맵 기대감…야간 유동성은 추가 숙제

현재 정부는 글로벌 선진 통화 수준의 역외 외환시장을 최종 목표로 삼을 만큼 시장 개선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하반기에 공개하는 ‘원화 국제화’에는 보다 완전한 의미의 역외 외환시장 개설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워치리스트 등재 후 최종 편입까지 1년 간 투자자들 평가가 필요한 만큼 추가적 개선 방향과 제도 안착 등 실효성은 시간을 두고 확인이 가능하다.

전향적인 당국 스탠스를 선반영하면 이르면 내년 외환시장 자유도 평가 항목은 상향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특히 MSCI도 이번 평가에서 “(한국 시장 관련해 제기된) 오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시장당국이 발표한 조치들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작년과 달리 향후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 및 당국과 소통할 것”이라는 문구도 추가됐다.

다만 추가적인 개선 과제도 있었다.

MSCI는 이번 평가에서 연장 시간대 역내 외환시장의 유동성이 선진 시장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며 “더욱 우려스러운”(Even more concerning) 점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투자자가 지수 리밸런싱을 적정 가격에 끝내기 위해선 호가가 촘촘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외환시장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우리 시간으로 야간거래 활성화 방안이 요구되는 셈이다.

실제로 이달 달러-원 현물환 연장시간(오후 3시 30분~다음 날 새벽 2시) 일평균 거래량은 36억 달러로, 전체 거래량 중 20% 수준이다. 주간 거래(6시간 30분)보다 야간 거래(10시간 30분)가 4시간 더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이 제한적이다.

특히 다음 달부터 24시간 거래 체제를 도입하는 만큼 시장 유동성 분산 우려를 해소할 추가 대책이 필요하게 됐다. 대비도 필요하게 됐다.

다른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현재도 야간에는 국내 시중은행 간 거래가 달러-원 거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다른 선진 통화시장에선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