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은 거래를 통해서만(한계매수자들의 지불용의와 올라와있는 호가가 중요) 가격이 시시각각변동하지만, 경제 내 재화와 서비스는 생산자가 결정한 가격에 의해 거래가 된다는 차이를 명심해야함.


시점 에, 시장 에 존재하는 자산이나 서비스의 수량을 라고 하고 단위가격이 라고 하자(일반적인 재화가 아님에 주의!). 이 경우 시장의 시가총액은 이다. 한편, 경제 전체의 명목 청구권(nominal claim) 잔액을 이라고 하고 그것이 시장 에 할당된 비율을 라고 한다면 시장 에 할당된 명목 청구권 잔액은 이다. 여기서 명목 청구권은 어떤 경제주체가 다른 경제주체에게 “일정한 화폐단위로 표시된 일정한 금액을 미래에 지급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계약적인 권리이다. 두 주체가 거래를 하면 한 쪽에서는 자산(수취권리), 다른 한 쪽에서는 부채(지급의무)로 기록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다음의 식

은 회계적인 항등식이 된다.

이런 항등식으로부터

로 자산/서비스 시장 의 단위가격을 표기할 수 있다. 이는 마치 화폐수량설이 의 항등식에 기초하는 것과 동일하다.

이 식을 기초로, 이 단기적으로 불변이거나 매우 느리게 변하는 변수로 설정함으로써(화폐수량설에서 화폐유통속도를 매우 안정적인 변수로 설정하는 것과 유사) 다음과 같은 자산/서비스 가격의 인과관계를 설정한다.

이는 인플레이션은 신용잔액의 성장률과 가깝게 움직이며 또한 인플레이션의 가속은 신용가속과 맞물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임금 및 소득은 기존의 주류경제학과는 달리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다. 오히려 지급능력 혹은 타당성 제약으로 제시된다. 구체적으로 소득은 아래와 같은 제약의 형태로 경제시스템에 도입된다. 즉 좌변의 명목지출은 그 시점에 동원 가능한 자원인 우변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는 명목소득, 는 신규차입이다. 자산/서비스 가격이 신용확장에 먼저 올라갈 수 있겠지만 결국은 누군가 그 가격에 실제로 거래를 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인과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과가 실제 데이터로 입증되는 것이라는 근거도 제시한다.

즉, 자산/서비스 가격이 먼저 신용확장에 의해 움직인 다음에 임금 및 소득이 따라오르는 것이다. 자산/서비스 가격이 먼저 결정된 다음에 거래가 유지되기 위해 소득이 따라 올라가거나 부족분을 신용확장이 다시 메운다. 이러한 구조로 저자는 자산/서비스 가격은 오르지만 임금과 소득은 정체되는 현상을, 대차대조표 확장에 의해 자산/서비스 가격이 선행하고 임금 및 소득이 (부분적인 비율로) 후행하는 논리로 설명한다.

만일 위의 제약(우변)이 모종의 이유로 인해 타이트해지면 첫째, 거래량 이 줄어들거나, 그래도 안 되면 둘째, 가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우변이 타이트해지는 경우는 디레버리징으로 이 지속되는 것이다. 이는 은행들이 대출을 덜 해주거나 대출비용이 상승하는 경우, 혹은 차입수요 자체가 감소하는 경우 발생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보유자산 매각까지 따라오기 때문에 가격 하락 - 담보가치 하락 - 신용 축소의 악순환으로 빠져든다.

위와 같은 틀은 가격이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을 청산시키는 값이라기보다는 이미 경제 내에 존재하는 명목 구매력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해당 시장에 얼마나 유입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간주한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주택시장을 생각해보자. 주택공급은 단기간에 늘어나지 않는데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그 금액이 모두 주택시장으로 몰려들었고 규제는 이러한 주택시장에 대한 자금유입을 부추겼다. 이로 인해 주택가격이 급등했다.

이러한 자산/서비스 가격 해석에 따르면 거시경제학에서 말하는 균형상태는 제약 하에서 대차대조표가 일시적으로 정합성을 이루는 상태가 된다. 불균형은 경제 내에 항상 존재하는 것으로 변화한다.


그럼 일반적인 재화의 가격, 더 나아가 경제 내 물가(deflator)는 어떻게 정해진다고 볼까?

현실에서 기업들은 제품 혹은 상품의 가격을 먼저 정한 후, 수요가 실현되는(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범위 내에서 가동률과 생산량을 조절한다. 즉 기업의 가격결정은 공급곡선, 즉 한계비용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다. 그리고 산출은 시장청산이 아니라 수요의 실현에 의해 결정되며 그것은 생산능력(capacity)에 의해 제한된다. 즉 경제 내 가격은 관리가격(Administered Price)의 성격을 가진다.

구체적으로, 기업은 다음과 같이 가격을 설정한다.

여기서 는 기업이 재화나 서비스 한 단위를 생산하는 데 드는 노동을 제외한 단위비용(원재료 등)이고, 는 기업이 재화나 서비스 한 단위를 생산하는 데 드는 노동의 단위비용이다. 이 때 이 단위비용들은 한계비용이 아니라 “평균비용”을 의미한다. 그리고 는 기업이 설정하는 마크업비율로, 이는 시장지배력 및 제도적인 규제 등을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이 마크업 비율이 경제 내 분배상태를 좌우한다(dominate). 단위비용의 총합 중 노동비용이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와 같은데, 이 값은 가 커질수록 낮아진다.

한편 경제의 총수요는 경제 내 분배상태와 신용잔액에 의해 결정된다.

이 때 함수 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는다.

즉, 기업의 마크업비율이 상승하면 경제의 수요는 줄어들며, 신용이 늘어나면 수요는 늘어난다.

경제의 총산출은 경제의 총생산능력 하에서 실현된 총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여기서 는 경제의 총생산능력(경제 내 고정자본과 가동률의 함수)이다. 이에 따르면 이 경제의 생산능력 는 수요의 지속성에 의해 내생적으로 변화한다. 즉 경제의 공급은 외생적인 자연률이나 기술의 추세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가동률에 의해, 장기적으로는 설비투자의 축적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설비투자를 위한 자본은 기업이윤의 내부유보금 혹은 신용의 팽창으로 조달될 수 있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경제는 장기적으로도 어떠한 균형(steady-state)에 도달하지 않으며 수렴조차 하지 않는다. 경제는 경로의존적이다.

이는 곧 인플레이션 역시 경로의존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인플레이션은 다음과 같이 마크업비율의 증감률, 신용증감률, 그리고 수요 대비 생산능력 조정 지연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이 관리가격 체계 하에서 마크업비율을 올리면 물가상승압력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지속되려면 수요의 실현이 동반되어야 하고, 그 실현을 떠받치는 경로가 바로 신용이다. 이는 위에서도 언급했듯, 물가상승보다 임금상승이 더디거나 더 조금 일어나기 때문이다. 마크업 비율을 높이면 임금몫이 낮아진다. 즉, 민간의 소득 증가가 물가상승을 고려한 명목총생산의 증가보다 더디다는 말이고, 이 부족분은 오로지 신용의 증가로 커버될 수밖에 없다. 신용이 수요를 받쳐주게 되면 기업은 ‘가격을 올렸는데도 물건이 계속 팔린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validate)하게 되고 그 순간 가격인상이 ‘실현’된다. 만일 가동률이나 설비가 폭발적으로 단기간에 늘지 않는 경우, 경제의 산출은 에 제약이 걸리게 되고 이러한 초과수요의 상황에서는 기업이 마크업 비율을 늘리기 쉬워진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결정짓는 요인이 바로 경제의 총생산능력의 조절속도인 것이다.

이 때 인플레이션 압력은 신용 그 자체가 아니라 신용이 생산적 자기자본 형성을 초과하는 방식으로 쌓일 때 발생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나타내는 변수로 다음과 같이 “청구권 희석 비율”(cliam-dilution ratio)이라는 변수를 정의하자.

이 때 는 (생산적) 기업의 부채이고 는 자본을 의미한다.

한편 이윤몫 로 정의된다. 다음과 같이 변동한다.

여기서 는 자본에 대한 노동의 협상력(barganing power)이고 는 탄력성을 나타내는 계수이다. 신용의 확장이 자기자본 형성을 초과할수록 이윤몫이 상승하는 방향의 압력이 생기고, 노동의 협상력이 강할수록 이윤몫 상승은 제약을 받으며, ​는 이러한 소득의 분배가 발산하지 않도록 하는 평균회귀 항으로 작동한다. 즉 는 단순한 신용변수가 아니라 소득분배를 결정짓는 변수이다.

인플레이션은 아래와 같이 분해식으로 표시할 수 있다.

여기서 로, 임금몫이다. 그리고 는 해외요인(수입 원자재 비용 등)을 나타낸다. 인플레이션은 임금상승시 상승하고, 경제 전체의 생산성(가동률, 설비량)이 늘어나면 하락압력을 받는다. 그리고 신용증가(이는 또한 임금몫을 낮춤)와 해외요인의 경우 이윤몫의 역수의 비율로 스케일링되어있는데, 이는 곧 경제의 임금몫이 낮을수록(즉 마크업비율이 높을수록) 생산적 지분을 초과하는 신용이나 해외요인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을 의미한다. 즉 는 소득분배를 통해 인플레이션으로 신용을 전달시키는 핵심 변수이다.

그런데 산출 대비 총부채 비율(레버리지 비율)

를 생각하자. 위와 같이 신용이 수요 및 가격을 실현시켜줄 때(validate) 동시에 경제 내에는 레버리지 비율이 상승한다. 이는 경제 내 대차대조표의 포화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읽자. 대차대조표 제약이 강해질수록 신용이 수요/가격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 경제의 취약성이 올라가는 것이다.

경제가 한계에 부딪힐 때, 조정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조정은 균형으로의 매끄러운 복귀가 아니라, 경기침체, 자산디플레이션, 경제위기의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