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기술진보란 여러 원자재를 조합하는 방식을 개선시키는 것이고 보다 효율적인 생산을 가능케 만드는 것이다. 기술진보는 재화의 다양성을 늘리는 것으로 정의할 수도 있고, 기술진보는 다른 조건이 모두 일정할 때 재화의 품질(quality)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그리고 기술진보를 야기하는 것은 바로 ‘지식’이다. 만일 ‘새로운(그러나 반드시 유용한)’ 지식이 많아진다면 자연스레 경제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은 비경합적이다. 일단 지식을 한 번 생산하면 그 지식은 접근 가능한 누구나가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지식의 특성으로 인해 자연스레 새로운 지식 생산을 하지 않게 될 터이기에, 지식 생산에 대한 유인을 만들기 위해 현대사회에서는 특허, 또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이런 제도 하에서 R&D 부문의 기업들은 연구 투자비용 이상으로 이윤을 보장받을 수 있다.
아래 모형이 품질-사다리꼴(Quality Ladder) 모형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어느 시점에 창조된 지식(또는 inventions)이 그 비경합성과 배제성으로 인해 ‘모든 생산자’에게 판매되어 그로 인한 독점 이윤을 얻을 수 있지만, 새로운 지식 생산으로 인한 독점이윤은 오직 다음 혁신이 발생할 때까지만 지속된다. 이로 인해 R&D부문은 계속해서, 그들의 생존을 위하여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 최종재 생산에 효율성과 품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즉 이 경제는 새롭게 지식이 생산될 때마다 생산 효율 수준이 한 칸씩 상승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연구부문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조되어 특허가 등록되고, 중간재부문은 이 특허를 사용해 새로운 종류의 중간재를 만든다. 최종재 부문에서는 이 중간재를 이용하여 최종재를 생산하는 것이 원래 이 모형의 구조이다. 아래 모형은 중간재부문을 생략하여 R&D 부문과 동일시하여 간소화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 모형에서 경제 성장은,
① 경제의 규모(scale effect): 경제성장률(growth rate)은 R&D부문의 규모(level of resources devoted to R&D)에 비례한다.
② R&D의 생산성: 새로운 지식의 탄생은 이전 지식 수준에 근거한다.
③ 지식(특허)재산권 : 비경합적인 지식을 배제적으로
④ 경제 내 산업부문 간 인력 배치 현황: 무턱대고 R&D부문에만 인적자본을 몰아 넣는 것은 오히려 경제에 좋지 않다.
이 4가지에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는 이 모형의 핵심 가정은 ① 지식의 비경합성과 배제성, 그리고 기존 지식은 한 기간동안에만 유효하다는 가정 ② 기술진보의 기술수준에 대한 선형성, ③ 산업부문간 완전경쟁적인 노동이동 가능성(또는 산업부문의 노동 간 완전대체성과 노동이동비용의 비존재)이다.
모형의 예시
최종재 생산부문
최종재 생산부문의 노동자 한 명이 최종재를 생산하는 기술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또한 여기서 다음이 성립한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지식생산 또는 R&D부문
지식은 비경합적이다. 또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때의 비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경제에서
즉 R&D부문의 각 노동자가
이다. 새로운 지식 한 단위의 가격이
노동시장
각 시점의 총 노동인구는
시장균형
R&D 부문에서 최종재 생산 부문으로 지식 한 단위를 판매할 때
가 된다.
이제 균형에서는 각 부문의 1인당 소득이 동일해야 한다. 다르다면 한 부문으로 노동자들이 모두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를 얻는다.
그러므로 경제의 성장률은, 최종재생산인구
로 일정하게 된다. 만일
이라면, R&D부문의 인구
최적
이제 임의의 시점
이다.
이를 극대화하는
이다.
이에 따라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이 경제에는 비록 성장에서 규모의 효과가 존재하지만, 산업부문 간 인력배치에 있어서 상충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R&D부문에 많은 노동이 배분될 경우 최종재 생산에는 더 적은 노동이 배분됨을 뜻하고 이는 곧 R&D부문의 생산결과인 지식이 그만큼 ‘덜’ 판매됨을 의미한다. 이는 곧 최종생산량의 감소를 불러온다. 반대로 R&D부문에 적은 노동이 배분될 경우에는 경제 전체의 최종재 생산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성장률은 낮아지는 현상이 생긴다.
비판
균형 성장률은
선진국에서는 인구와 R&D부문의 노동인구가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1인당 성장률이 같은 속도로 증가하지 않았다는 실증 결과에 따르면 위의 모형의 ‘규모의 효과’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모형의 어떤 부분 때문에 이러한 예측의 실패가 발생하냐면, R&D부문 생산성의 비감소 가정과 새로운 지식의 증가가 기존의 지식 수준에 비례한다는 선형성, 즉 이 모형에서 기술수준의 진보가
실제로는 R&D부문의 생산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했으며 이를 잘 나타내는 것은
에서
산업조직론과의 연계
위의 모형 및 이런 슘페터리안 성장이론에 따르면,
① 경쟁의 수준과 성장은 역U자형의 관계를 보인다. 기업의 혁신과 생산성 향상은 기본적으로 경쟁과 진입에 의해 촉진된다(이러한 점에서 Melitz 모형도 참고할만 하다). 경쟁 수준이 낮을 경우 경쟁의 심화는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야기한다. 그러나 경쟁 수준이 특정 임계점을 넘어 매우 심해지는 경우에는 반대로 경쟁 심화는 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기존 기업이 경쟁사보다 앞서기 위해 혁신하려는 경쟁 탈출 효과(escape competition effect)와, 경쟁 심화로 인해 후발 기업의 혁신 동기가 저해되고 그저 후발주자들이 선도자를 따라잡음(catch-up)으로써 단기적인 추가 이윤에 주목하는 전통적인 ‘슘페터 효과(Schumpeterian effect)‘가 동시에 작용하는 것이다.
② 경쟁은 기술 선도 기업의 혁신을 촉진한다. 특히 기술 선도 기업에 가깝거나 경쟁사와 기술 수준이 비슷한(neck-and-neck) 기업에서 그러하다. 기술 수준이 비슷한 기업들은 경쟁이 이윤을 제약하는 상황에서 벗어려면 그들 스스로 혁신하는 방법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단지 캐치업을 할 수 있는 후발주자들과는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③ 특허 보호와 시장 경쟁은 상호보완적이다. 왜냐하면 경쟁의 심화는 혁신 이후 독점이윤을 감소시키는 반면 특허 보호는 이 독점 이윤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사실 위의 경쟁수준과 혁신정도의 역U자 관계를 고려하면 이 두 요소는 상호보완적임을 알 수 있다.
제도경제학과의 연계
위의 슘페터리안 성장이론이 정말로 성장의 모든 요인을 설명한다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거나 비슷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업 역학(Firm Dynamics)은 국가별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왜 어떤 국가에서 기업들의 성장과 진입, 그리고 퇴출이 활발하고 이로 인한 혁신으로 경제가 성장하는데 어떠한 국가에서는 그렇지 않은가? 이는 제도의 차이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신뢰가 부족하고 법치적 요소가 부족한 제도의 특성이 문제이다. 관련해서는 맨 아래 The Schumpeterian Growth Paradigm 문서를 확인하자.
(아래는 기업의 생존 년수와 기업의 규모간 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
참고자료
Grossman and Helpman REStud 1991.pdf
Aghion and Howitt_Econometrica_1992.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