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공식화…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정부가 외국인의 원화거래 불편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고자 국내 외환시장을 24시간 개장하고 역외에서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미국 투자자도 현지에서 원화 시장 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역외에서 외국인간 원화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외국인의 원화거래 접근성이 저해됨에 따라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전망이 약화한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은 개선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MSCI는 역외(Offshore)에서 활성화된(Active), 인수도 가능(Deliverable)한 외환시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총회 순방을 계기로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한국투자설명회에서 국내 외환거래 시간 제한을 완전히 없애고 역외환 거래시장 부재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거래시간을 24시간 연장해 미국 소재 투자자들의 거래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새벽 2시까지 외환시장이 운영되면서 런던을 중심으로 한 유럽 투자자들까지 거래가 가능해졌지만 미국 시간대 거래에는 제한이 있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수요도 일부 국내 현물환 시장으로 전환하겠다는 포석이다.
외국인의 국내증권 잔액 비중 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은 28.9%로 주요국 중 가장 높다.
또한 정부는 거래시간을 24시간 연장했을 때 충분한 거래량을 확보하고자 외국인이 역외에서 원화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가칭 ‘역외 원화결제 기관’ 제도를 도입해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이를 통해 원화를 직접 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간 원화거래, 보유(예금), 조달이 자유롭게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외국 금융기관끼리 야간시간에 거래할 때 원화결제가 가능하도록 한국은행에 24시간 결제망(가칭 ‘역외 원화결제망’)도 새롭게 구축한다.
현재 한국은행 결제망(BOK-wire)은 오전 9시~오후 5시까지만 운영해 야간 결제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의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포함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종합 로드맵’을 연내 발표하고 이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정부가 외환시장을 24시간 개장하고, 역외에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것은 원화 국제화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외국인 투자자가 역외든 역내에서든 원화 거래를 할 때 주요 10개국(G10) 통화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의 제약을 느끼지 않게 하겠다는 게 주된 목적이다.
원화가 달러화나 엔화, 유로화처럼 당장 해외에서 자유롭게 통용되거나 역외로 쉽게 반출되는 ‘완전한 국제화’로 가기에는 시일이 더 필요하겠지만 그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만큼은 확실해졌다.
외환시장을 24시간 개장하기로 한 것은 작년 7월 정부가 새벽 2시까지 외환시장을 개장하면서 장기적으로 준비해왔던 로드맵이다.
그동안 우리 외환시장이 경제의 규모나 발전 정도와는 맞지 않게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오랜 기간 이어져 왔던 때문이다.
과거 외환위기 트라우마, 원화의 고질적인 저평가 문제 등이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아왔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정하면서 외환시장의 낮은 수준의 개방성, 역외시장 부재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떠올랐다.
외환시장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한 이후 야간장 유동성 확대 등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에서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외환시장 성숙도를 높이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을 함께 내놓은 것은 거래 시간만 자유롭게 한다고 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국내에 등록된 외국환 은행이나 해외 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에 원화 계좌를 두고 이를 통해서만 거래에 참여해야 하는 불편함이 여전하다.
이 때문에 원화 인수도가 되지 않고 달러로 환산한 차액으로 거래하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이미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활성화된 상태다.
외국인끼리도 원화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하면서 NDF 시장을 통하지 않고도 외환시장 시스템에 외국인 투자자 수요 일부를 흡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26일 “24시간 연장을 두고 가장 큰 고민은 유동성이 과연 뒷받침될 수 있느냐였는데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가 역외에서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4시간으로 연장만 해서는 의미가 없고, 글로벌 스탠더드로 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급결제까지 잘 된다면 앞단의 원화 실수요가 커지게 될 것”이라면서 “원화 국제화로 가는 초석”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이번 정부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인 간 원화거래·보유(예금)·조달’이 자유롭게 가능하도록 규제완화’한다는 대목이다.
외국인들의 자유로운 거래는 보장하되, G10 통화와 달리 한국은 가칭 ‘역외 원화결제 기관’ 제도를 도입해 한국은행 결제망과 연계한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등록된 외국 금융기관인 RFI가 이같은 기관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해당 기관을 한국은행 결제망과 연계시키면서 한국은행은 원화 거래의 흐름을 후행적으로 파악하는 감독 및 보고 기능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ㄷㄷㄷ 외환시장 장연장한지 얼마나 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