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2006)에서 발췌

반박의 필요성
어떤 사람의 주장에 대해 반박이 필요한 이유는 대체로 다음의 이유 때문이다. 첫째, 사람들이 어떤 사태에 직면해서 직관적으로 판단한 내용은 그 가능한 대안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판단일 가능성이 크다. 둘째, 대부분의 사람들의 사고나 경험은 가정(assumption)에 근거해있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가정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또한 묻지도 않는다.
논제 성격 분석
쟁점(issue), 즉 논제에 내재된 논쟁 소지가 있는 주장과, 그 쟁점을 타당한 주장으로 만들어줄 논점(contentions)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논제가 가진 성격부터 보아야 한다. 논제를 처음 보았을 때 그것이
① 어떤 다른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논제가 제시된 것인지 살펴야 한다.
② 논제에서 언급되고 있는 주요개념보다 상위 개념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③ 논제가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제시된 것인지 살펴야 한다.
④ 논제가 실행되기 위해서는 먼저 전제해야 하는 것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⑤ 논제가 내포하고 있는 관점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⑥ 논제가 함축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⑦ 논제가 제시된 맥락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툴민의 논증 모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삼단논법
- 대전제: 모든 사람은 죽는다.
- 소전제: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 결론: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 툴민식 논증
- 사실(자료):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 주장: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 논거(대전제): 모든 사람은 죽는다.
사람들이 논거(대전제, 사실과 주장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기 때문에 위와 같이 논증의 순서가 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략된 대전제로서의 논거’의 확실성은 100% 신뢰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논거보강이 필요하다. 즉 논거를 참으로 만드는 보다 더 일반적인 원리,원칙,법칙,규칙,제도,법률 등을 통해 주장을 강화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확률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그 주장을 정당화해주는 구체적인 상황이나 조건, 즉 유보조건이 필요하다.
책에 나온 예시는 또 다음과 같다.
- 자료1: 현재 고등학교 교육의 상품가치도 천차만별이다. 예컨대 수능성적의 평균이 360점 이상이 되는 학교가 많이 있는가 하면 100점 미만인 곳도 많이 있다. 일류대학에 수십 명씩 진학시키는 학교가 많이 있는가 하면 수년 동안 한 명도 진학시키지 못한 학교도 많이 있다.
- 자료2: 능력이 천차만별인 학생들이 함께 모여 있는 학교나 교실에서 각기 따로 노는 붕괴현상이 나타나도 이를 치료하고자 하는 시도도 거의 없다.
- 자료3: 교사들이 수업준비를 보다 철저히 하고자 하는 노력도 거의 없다.
- 주장: 평준화 교육은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 논거: 평준화된 교육제도에서는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려는 노력에 대한 동기부여가 극히 낮다.
또 다른 예시는 다음과 같다. 이 때 논거3은 다른 논거들과 달리 논거보강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주목하자(또한 자료보다 논거들이 많다는 것은 자료보강이 매우 절실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 자료: 서울시내 6개 외국어고 가운데 5개교와 과학고 2개교는 모두 강북에 있다. 그런데 2개 과학고의 올 신입생 중 강남지역 거주자 비율이 각각 34%와 31%다. 강북의 한 외고의 경우 강남 출신이 48%에 달할 지경이다.
- 주장: 현행 평준화 제도는 오히려 사회적 불평등을 조장하는 제도이다.
- 논거1: 사교육이 범람하고 있는 현실에서 형평석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
- 논거2: 가난한 집안의 자녀는 오히려 좋은 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사회적 불평등이 세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 논거3: 상품가치가 높은 교육에 대한 선택이 개인의 소질이나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결정된다.
질문 내용
질문할 때 첫째, 어떻게 생각하냐는 개방형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 둘째, 상대의 진술 내용을 단순히 요약해주거나 반복해주는 질문도 피해야 한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상대주장을 인용해야 한다. 질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상대방의 주장이나 표현 중에 모순된 내용을 질문한다.
- 상대 주장의 논거(보장)와 증거(자료)에 대해 질문한다. 그렇게 밝혀진 논거가 얼마나 타당한 것인지도 질문한다.
- 상대방 팀원들 사이의 불일치 가능성을 질문한다.
- 상대방의 주장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주관적인 의견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질문을 한다.
- 상대방의 주장이 분명한지를 묻는다. 주장에서 사용된 개념들이 좀 더 설명될 필요는 없는지를 따진다. 그리고
- 상대가 사용한 개념이 명료한지를 따진다. 그래서 그 주장에 대한 예를 제시할 수 있는지를 따진다. 또한
- 상대방의 주장이 정확한지를 따진다. 그리하여 그것이 참이거나 올바르다는 사실을 어떤 방법으로 알 수 있는지를 따진다. 나아가
- 상대방의 주장이 적절한지를 묻는다. 논제와 어떤 식으로 연관되는가, 상대가 제시하는 정보가 문제해결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또한
- 상대방의 주장이 논리적인지를 따진다. 대개 다루어야 할 문제가 복잡한 사태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적절히 논리적으로 결합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그리고
- 제시된 논점들이나 증거들이 중요한 것이었는지 분석한다.
- 상대방의 주장이 너무 근시안적이거나 편하적이지는 않은지 묻는다.
- 사태의 연관성을 잘 다루고 있는지, 그 결과 상대방의 주장이 가장 중요한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지, 그 점을 통해 무엇이 가장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어떤 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 논리와 주장이 논제의 목적에 맞게 잘 전개되었는지를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