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채권시장 10대 뉴스 인포 기사 아카이빙


2025년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피혜림 기자 = 올해 서울 채권시장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 민평금리는 2.50%에서 올해를 시작해 지난 5월 2.2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오르기 시작해 지난 11일 3.100%까지 치솟았다. 연간 고점과 저점 차이는 85bp에 달했다.

금리인하 사이클 과정에서 최종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극단을 오가면서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극심했다.

◇집값 급등에 식어버린 금리인하 기대

당연해 보이던 국내 기준금리 인하 경로에 주택시장이 장애물로 등장한 건 지난 7월 금통위부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5월만 하더라도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낮추면서 예상보다 성장세가 약화해 향후 인하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름 폭을 확대하면서 이 전망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첫째 주(6월 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9% 올랐다. 이전주(0.16%)보다 상승 폭을 확대한 것으로 18주 연속 오름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한은 메시지도 점차 매파 기조가 강해지기 시작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6월12일 창립기념사에서 경기부양책이 시급하지만, 너무 과도한 금리 인하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등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후 정부의 강력한 주택시장 대책이 나왔지만, 이번엔 대외 금융안정에 연결되는 환율이 오르면서 금리인하를 제약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영향 등에 내수가 회복하고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수출이 호조를 보이자 채권시장은 사실상 금리인하기 종료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이창용發 채권시장 ‘발작’

이창용 한은 총재의 외신 인터뷰는 채권시장의 발칵 뒤집어놨다.

이 총재는 지난 11월12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 관련 “2주 뒤 상향 조정 가능성(upside potential)이 있다”며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까지 우리가 보게 될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채권시장은 뒤집어졌다.

특히 단기 구간 금리는 치솟았다. 펀더멘털 개선에 채권 투자자들이 단기 구간으로 피한 상황에서 이 구간 금리가 치솟기 시작하자 손절 거래가 속출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가 단 하루에 9bp가량 치솟자 외국인 투자자 일부는 레고랜드 재현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 레포펀드 우려 확산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자 크레디트시장에서 레포펀드발(發) 약세 우려가 커졌다.

레포펀드 수요에 여전채 발행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향후 자금 유입이 둔화할 경우 여전채 수요가 약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2종 수익권자로 들어갔던 일부 증권사들의 펀드 기준가가 ‘0’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손실 우려가 확산했다.

여전채 거래가 얼어붙자, 레포펀드 설정 이후 수요를 염두에 두고 여전채를 미리 담아뒀던 증권사 브로커들의 부담도 커졌다.

일부 참가자는 발행물을 받을 당시보다 크게 높은 금리에 여전채를 유통시장에 내다 팔았다.

레포펀드는 통상 금리인하기에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단기 조달금리와 매수 채권의 금리 차를 캐리로 확보하면서 금리인하시 자본이익을 노리는 셈이다. 매수 채권을 담보로 다른 채권을 추가로 매수해 레버리지를 일으킨다.

다만 예상했던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펀드는 설정 시 제시한 수익률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초장기 국고채에 대한 보험사의 변심

초장기 국고채 관련 보험사들의 수요 변화도 눈길을 끈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글로벌 장기금리가 치솟는 가운데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채에 맞춰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려는 보험사들의 초장기 국고채 수요가 지속해서 유입된 영향이었다.

다만 지난 10월 금융위원회가 보험사 최종 관찰 만기 확대를 당초 예상보다 천천히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수요가 둔화하자 공급 부담도 상대적으로 부각되면서 초장기 구간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러한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에 20년물 이상 국고채의 발행 비중 중간값을 종전 40%에서 35%로 조정했다.

이러한 정책 기조가 발표된 후 초장기물은 다시 강세를 보였다.

◇정치가 흔든 금리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대통령선거 등 급변하는 국내 정치 요인도 채권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통상 안전자산 선호는 채권시장에 강세 재료지만, 워낙 정치 불확실성이 큰 탓에 우리나라 국채가 안전자산이 맞는지 의구심도 제기됐다.

다만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오자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폭발적으로 사들여 이러한 우려를 해소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 선고했다.

이날 외국인은 3년과 10년 국채선물을 각각 4만2천여계약과 1만7천여계약 순매수했고, 이에 3년과 10년 국채 선물은 26틱과 55틱 급등했다.

대통령 선거 결과도 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첫째 날인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15.1bp 급등했고, 10년물 금리도 10.7bp 상승했다.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겹친 데 따른 영향이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확대재정정책이 뒤따를 것이란 우려도 약세 재료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WGBI 편입 재확인

우리나라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내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진행된다.

앞서 FTSE러셀은 지난 4월 리뷰에서 우리나라 국채의 WGBI 편입 시작 시점을 당초 계획했던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조정했다.

최종 편입 완료 시점은 내년 11월로 종전과 동일하다.

이어 지난 10월 FTSE러셀이 반기 리뷰를 통해 기존에 제시한 편입 일정을 재확인하면서 내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편입이 진행될 예정이다.

당시 리뷰가 내년 4월 실제 편입 전 마지막 공식 발표라는 점에서 향후엔 변동 없이 실편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WGBI 편입 일정이 유지되면서 외국인 수요 유입에 대한 기대감은 배가되고 있다.

통상 실질 편입 전 60% 이상의 자금이 선제적으로 들어온다는 점에서 연초부터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FTSE러셀에 따르면 WGBI에서 우리나라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8%로, 전체 편입국가 중 아홉번째로 크다.

◇3년 3개월 만의 국고채 단순매입

한국은행이 3년여만에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섰다.

한은은 지난 9일 1조5천억원의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했다. 이는 2022년 9월 3조원 규모의 실시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한은은 환매조건부증권(RP) 매각 대상증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RP 매각 시 국고채 등 적격증권을 시장에 제공해야 해 국고채 보유가 필수적이다.

한은이 보유한 국고채는 지난 2022년 30조원을 훌쩍 넘겼으나 이후 일부가 만기를 맞으면서 20조원 초반까지 축소됐다.

다만 한은의 단순매입을 두고 서울채권시장 일각에서는 실망감이 일기도 했다.

당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한은 단순매입 등의 안정화 조치를 기대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0%선을 돌파하면서 투자심리 악화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은 해당 조치가 RP 매각 대상 증권 확충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단순매입 규모가 시장의 기대보다 적었던 데다 대상 종목에 포함된 국고채가 비지표물로 구성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실망감이 드러났다.

◇한은의 양방향 RP 매매 체계 전환

한국은행이 유동성 흡수와 공급을 병행하는 양방향 RP 매매에 나섰다.

지난 7월 10일부터 매주 화요일에 정례 RP 매입을 시작하면서다.

앞서 한은은 매주 목요일 정례 RP 매각을 이어왔다.

이로써 큰 틀에서 RP 매입 등 유동성 공급은 화요일, 통안계정 예치 및 RP 매각 등 유동성 흡수는 목요일에 실시하는 형태로 정비됐다.

이는 공개시장운영 여건 변화에 대응한 조치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 감소 등으로 단기자금시장에서의 유동성 흡수 필요 규모가 추세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환경을 반영했다.

다만 위기 상황 발생으로 급격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할 경우 기존의 비정례 RP 매입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RP 매매 대상증권도 확대했다.

안정적인 RP 매입 기반 확보를 위해 한국은행 RP 매매 대상증권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등 3개 특수은행채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국채와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 등 4개 채권만 포함됐다.

◇원화 외평채 발행 재개

원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 재개됐다.

지난 1월 23일 8천억원을 시작으로 원화 외평채는 지난달까지 총 13조2천650억원어치 발행됐다.

원화 외평채는 지난 2003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으나 원화 재원 확보를 위해 올해 발행을 재개했다.

정부가 2023년과 2024년 세수 결손 대응을 위해 외국환평경기금의 여유 재원을 활용하면서 발행 필요성이 커졌다.

원화 외평채를 통해 단기 국채 활성화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원화 외평채를 단기 국채 1년물의 대표 연물로 활용해 채권시장의 단기 투자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는 분기마다 원화 외평채 조기상환에도 나설 전망이다.

분기별 규모는 대략 2천억원 수준으로, 원화 외평채 발행 한도의 5% 수준이다.

만기 전 원화 외평채를 되사는 옵션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해 투자 수요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다.

◇역대급 발행에 추경까지…커지는 재정 우려

역대급 국고채 발행이 서울채권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나날이 역대 최대 발행 규모를 경신하면서 서울 채권시장의 수급 부담을 높이고 있다.

올해 발행된 국고채 물량은 226조2천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68.5% 증가했다.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연간 국고채 발행량은 22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대통령 선거 전 12조2천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편성했다. 이어 지난 6월 30조5천억원 규모의 2차 추경에도 나섰다.

이에 따라 올해 국고채 순증 규모는 112조원가량 늘어났다. 당초 2025년 본예산에서의 해당 규모는 80조원 수준이었다.

이미 역대급 국고채 발행이 예상된 데다 WGBI 편입 시점까지 지연되면서 두 차례의 추경 규모 등을 두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경계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어 내년에도 국고채 발행 물량은 2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발행 한도는 225조7천억원으로, 순발행 규모는 109조4천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WGBI 편입발 외국인 투자자 유입과 국채 시장 전담 조직 신설, 채권 발행기관 협의체 구성 및 운영 등으로 시장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서울 채권시장에서 체감하는 수급 우려는 여전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후년까지 확장재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추경 논의가 다시 부상할 것이란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올해 서울채권시장은 근래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한국은행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이 시작되면서 금리는 대체로 하락 곡선을 그렸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사건이 속출하면서 변동성은 적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채의 세계채권지수(WGBI) 가입 조기 확정은 ‘착한’ 이변이었다.

연말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소추라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사건이 시장을 강타했다.

수그러든 줄 알았던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가 가열되면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도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라는 초대형 변수가 등장했다.

제도적으로는 30년 국채선물이 거래를 시작하고, 개인용국고채가 발행, 한국형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 방안 발표 등 채권시장의 변화도 적지 않았다.

한편 올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2%대에서 거래를 시작해 12월 19일 현재 2.5%대까지 레벨을 낮췄다. 앞선 2년간 ‘피벗’ 기대가 번번이 좌절되며 나타났던 ‘전강후약’ 패턴에서 벗어나 비교적 안정적으로 하락 추세를 유지했다.

◇한은, 마침내 피벗…최장기 동결 깨고 이례적 연속 인하

한국은행은 올해 10월 금통위에서 마침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팬데믹 이후 물가 충격으로 금리를 3.5%까지 올렸던 지난 2023년 1월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에 ‘피벗’이었다.

한은은 금리를 내리기 전까지 최장기간 동결 기조 유지라는 새로운 기록을 쓰기도 했다.

한은은 첫 금리 인하 이후에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다음 회의인 11월에 연달아 금리를 내렸다. 연속 금리 인하는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9년 이후 약 15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한은의 기준금리는 3.00%로 올해 총 50bp가 인하됐다.

11월 회의에서는 또 하나의 이변이 있었다. 금융통화위원이기도 한 유상대 부총재가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것이다. 부총재가 소수의견을 낸 경우는 20년 전인 2004년이 마지막이었다. 박승 당시 총재가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가운데도, 나머지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를 밀어붙인 결과로, 이른바 ‘금통위의 반란’이라고 회자하는 사건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에 대해 유 부총재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것일 뿐이라면서 과거의 틀로 현재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 과정을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연준의 ‘빅컷’ 피벗…글로벌 긴축 완화 물결

한은의 금리 인하에 앞서 연준을 비롯해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 완화 행보도 이어졌다.

전 세계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하의 포문을 ‘빅컷(50bp)‘으로 열었다. 2022년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2023년 7월 5.5%(상단기준)까지 무려 525bp 기준금리를 급하게 움직였던 만큼 인하 폭도 과감했다.

연준은 하지만 10월에는 25bp 인하로 속도를 늦췄다. 전일 열린 12월 회의에서도 25bp 인하가 단행되면서 연방기금 금리는 4.5%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와의 금리 격차는 한때 2%포인트까지 확대됐던 데서 1.5%p로 다소 줄었다.

다만 미국 경제가 선진국 중에 독보적인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는 한층 더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연준보다 앞서 금리 인하에 나선 곳은 경기 둔화 우려가 큰 유럽중앙은행(ECB)이었다. ECB는 6월부터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7월 회의는 한번 쉬었지만, 9월과 10월, 12월 매회의 25bp 인하를 단행했다.

이밖에 캐나다 중앙은행(BOC)도 연준에 앞서 6월부터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올해 일제히 긴축 완화 모드로 전환했다.

◇가계부채의 급습…아슬아슬 부동산

한은의 금리 인하가 순탄하지는 못했다. 물가가 완연히 안정되고, 대통령실 등 정부에서도 이제는 금리를 내려달라는 요구가 공공연히 표출되면서 8월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급부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급증한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한은의 발목을 잡았다.

가계부채 급증 촉매는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였다. 당초 7월부터 실시하기로 한 스트레스DSR 2단계 적용을 갑작스럽게 연기하면서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탔다. 규제 강화 전 대출 수요가 몰린 탓이다. 이에 맞춰 부동산 가격도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급등하면서 한은은 8월 금통위에서도 동결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금통위 당일 이례적으로 “아쉽다”는 공개 발언을 내놨다. 대통령실에서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 대해 이런 직설적인 발언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 총재는 하지만 급증하는 부채와 부동산 가격에 제동을 거는 것이 적절했다면서 실기론 비판을 일축했다.

◇오락가락 GDP 쇼크…돌고 돌아 ‘원위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요동친 데는 한은 몫도 적지 않았다. 금리 경로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한은의 전망을 큰 폭으로 벗어나는 현상이 반복된 탓이다.

우리나라의 1분기 GDP 증가율은 전기비 1.3% 깜짝 성장했다. 전년동기비로는 무려 3.4% 급성장했다. 이에 당초 올해 연간 성장률을 2.1%로 봤던 데서 5월 전망 시에는 2.5%로 큰 폭 끌어 올렸다. 이에 7월 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후퇴했다.

10월에 발표된 3분기 GDP는 정 반대 흐름을 연출했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부터 분기별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8월 금통위에서 내놓은 3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전기대비 0.5%였지만, 실제는 0.1%에 그쳤다. 수출이 기대했던 것보다 좋지 못했다.

3분기 GDP 쇼크는 결국 시장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11월 연속 금리 인하의 한 빌미가 됐다.

또 한은은 11월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예상을 다시 2.2%로 하향 조정해야 했다. 야심 차게 분기 전망을 공개한 한은은 경제 전망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피해 갈 수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연말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태까지 겹치면서 이 총재가 올해 성장률이 2.1%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대목이다. 2.1%는 한은이 1분기 GDP의 깜짝 호조를 반영하기 전에 내놨던 전망치다.

◇30년선물 등 신상품 등판…흥행은 ‘글쎄’

올해 2월부터 한국거래소에 30년물 국채선물이 상장됐다. 초장기물 헤지 필요성 등으로 인해 도입됐다. 초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보험사 등에 유용한 운용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거래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양상이다. 최근 30년 선물의 거래량을 보면 많은 날은 200건 대, 적은 날은 열 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용 국채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는 조달원을 다양화하고, 세제 혜택 제공 등으로 국민들의 장기적인 자산 형성에도 도움을 주자는 차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이 판매 대행 기관으로 선정돼 6월부터 판매됐다.

개인용 국채는 기간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10년물은 투자자가 몰리며 흥행몰이에 성공했지만, 20년물은 미달 사태가 잇따랐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는 5년물도 발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WGBI 조기 편입 성공 쾌거

채권시장에서 올해 들려온 예상치 못한 소식 중 하나는 10월 국채의 WGBI 선진국지수 편입 발표였다. 우리 국채는 내년 11월부터 실제로 편입된다.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이 약 500억~525억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초 올해 당장 WGBI 편입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았다. 유로클리어 국채통합계좌 개설과 해외적격기관(RFI)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 등 변화된 제도의 시행이 올해 중반이었던 탓이다. 투자자들이 변화된 제도에 어느 정도 적응한 이후 내년 3월께 편입 결정이 이뤄질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그렇지만, 세계 각지의 투자자들을 눈코 뜰 새 없이 찾아다니며 설득에 나선 우리 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조기 편입 결정이 가능했다.

◇200조원대 국고채 발행 예고…시장은 ‘깜놀’

지난 8월 발표된 내년도 국고채 발행 예정 규모도 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사건 중 하나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내년 약 201조원의 국고채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간 200조원대 국고채가 발행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올해 총발행 약 158조원보다 단번에 40조원 이상 급증했다.

내년 지출 증가율에 비해 국고채 발행 규모가 폭증한 것은 올해 적정 수준의 국채 발행 대신 외국환평형기금 등에서 수십조 원의 자금을 전용했던 반작용이다.

탄핵 등 연말 정국 불안에 내년 예산안이 4조원가량 감액되면서 일단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에서의 국고채 발행액은 197조6천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어 실제 발행량은 다시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20조원 한도의 원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도 예고된 만큼 실질적으로는 220조원의 국채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 CD에서 벗어나자…KOFR 활성화 박차

한국형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점도 올해 채권시장의 작지 않은 변화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이 라이보(Libor)를 중단하고 새로운 지표금리로 전환을 마쳤지만, 우리나라는 오래된 지표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를 벗어나지 못하는 처지였다.

CD를 대체할 수 있는 KOFR를 도입해 놓기는 했지만, 시장에서 전혀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말에야 일부 시험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정도였다.

이에 올해는 당국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당국은 시장 참가자들과 함께 KOFR 활성화 추진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에 내년 7월부터는 신규 스와프(IRS) 거래에서 KOFR 활용 비율을 10% 이상으로 행정지도 하는 것 등을 담은 활성화 방안이 마련됐다.

◇‘관세맨’ 트럼프의 귀환…’레드 스윕’ 충격파

국내외 정치 이슈도 채권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대외 이슈 중 최고 소식은 단연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이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첫 TV토론에서 고령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자 민주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대선 후보자를 교체하는 강수가 나왔지만, 역부족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중 총격에도 굴하지 않는 등 극적인 장면도 연출하면서 압도적인 승리를 따냈다. 트럼프 승리는 어느 정도 예상됐기는 했지만, 의회 상·하원도 모두 공화당이 차지하는 ‘레드 스윕’ 이 현실화하면서 금융시장도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전방위적인 관세 인상 등 트럼프의 정책이 탄력을 받으면, 물가가 다시 오르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경제를 억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큰 탓이다. 이에 연준의 피벗에도 미 국채 금리는 오르고,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딩’이 강화됐다.

◇44년만의 비상계엄과 또 한 번의 ‘탄핵 정국’

국내에서는 연말에 난데없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 3일 밤늦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다. 비상계엄은 다음날 새벽 국회에서 해제요구안이 통과되면서 약 6시간 만에 해제됐다.

지난 1980년 이후 약 44년만에 처음 발동된 비상계엄이었다. 대다수의 국민이 역사책에서만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계엄이 잠시나마 현실화했던 충격파는 채권시장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 전반에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됐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탄핵이다. 이 경우 내년 상반기께 대선으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

헌재 판결과 향후 진행될 수 있는 대선 등 정치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1월부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리더십 공백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그런 만큼 재정과 통화정책 모두 경기의 추가 둔화를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023년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윤은별 기자 = 올해 서울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연초에 종료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에 연동해 출렁댔다.

연준 피벗 기대가 부상하면서 연초부터 금리가 큰 폭으로 내렸지만, 연준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매파 기조, 양호한 미국 경제에 결국 금리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연말에는 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면서 국내외 금리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유수의 글로벌 은행인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의 파산 여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새마을금고의 뱅크런 우려가 부상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채 PD를 대상으로 담합 의혹 조사를 실시한 점과 금융감독당국이 시장의 고질적 문제였던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의 부적절한 자전거래에 칼날을 들이댄 점도 올해 채권 시장을 뒤흔들었다.

◇너무 빨랐나…과감했던 연초 피벗 베팅 실패

올해 채권시장은 연초 강한 랠리를 펼쳤다. 지난해 후반부터 연준이 올해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이른바 ‘피벗’ 기대가 형성됐고, 연초 이에 기반한 본격적인 베팅이 이뤄진 탓이다. 한은도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비등했다.

지난해 말 3.8% 부근에서 마쳤던 3년 국채 금리는 2월 초 3.1% 부근까지 내렸다. 결론적으로 이 금리가 현재까지 올해의 저점이 됐다.

연준은 올해도 기준금리를 4.254.5%에서 5.255.5%까지 네 번 더 올렸다. 지난해의 자이언트스텝과 빅스텝 같은 급진적 조치는 없었지만, 꾸준한 인상 기조가 이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거의 1년 내내 인플레와의 지속적인 싸움을 강조했다. 한은도 금리를 내리지는 않았다.

그런 만큼 국채 3년 금리도 꾸준히 올라 10월 말에는 4.1% 부근에서 연고점을 기록했다. 특히 2월 초에는 3년 금리가 3.1%에서 2월 말 3.9% 부근까지 치솟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일찍 멈춘 한은…거의 1년 동결

한은의 통화정책은 연초 이후 시장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졌다. 한은은 지난 1월 3.5%로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2021년 8월부터 시작한 금리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했다.

2월 금통위에서는 조윤제 위원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을 냈지만, 그 뒤로는 올해 마지막이었던 11월 회의까지 만장일치 동결 결정이 이어졌다.

한은은 회의마다 대부분의 금통위원이 3.75%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포워드가이던스를 고수했지만, 물가의 큰 폭 경로 이탈이라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을 가정한 가이던스에 시장은 큰 의미를 두지 않기 시작했다.

부동산PF 부실 문제 등으로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도, 그렇다고 단기간에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점이 명확해지면서, 국내 금리의 미국 금리와 동조화는 한층 심화했다.

◇금융당국, 대출금리 좌지우지…가계부채 재급증

국내 채권시장의 금리가 연준과 미 국채 금리 흐름에 의해 결정됐다면, 일반 소비자들이 접하는 대출 및 예금금리는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입김이 세게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연초에는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확산하고 집값도 급락하자 은행의 대출 가산금리 인하를 압박했고, 일선 은행은 앞다퉈 가산 금리를 낮췄다. 이후 부동산 가격이 반등하고, 가계부채가 또다시 급증하면서 문제가 되자 이번에는 금리를 올리라는 압박이 가해졌다.

집값 흐름에 연동에 오락가락한 금융당국의 ‘금리 지도’와 40조원 규모 특례보금자리대출 등 정책금융으로 가계부채는 올해 또다시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연초까지 차츰 감소하던 가계대출은 당국의 부동산 방어 정책이 본격화된 2분기부터 큰 폭으로 다시 늘며 사상 최대치 행진을 다시 시작했다.

한은은 지난 2021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하면서 가계부채 억제가 금리 인상의 주된 목적임을 분명히 했었지만, 올해는 다소 스탠스를 바꿨다.

부채규모가 늘어나더라도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 규모 이내로 묶어 GDP 대비 비율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미시적인 정책을 통해 도모해야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SVB와 CS 파산 충격파…새마을금고 불안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가 국내 채권시장을 강타했다면 올해는 글로벌 차원의 충격이 발생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 대상 유력 은행이었던 SVB가 갑작스럽게 사실상 파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온라인을 통한 고객의 예금 인출 집중으로 전례가 없었던 이른바 ‘디지털 뱅크런’이 현실화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에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스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급속히 확산하기도 했다. 다만 연준이 SVB의 모든 예금을 보장하는 긴급 대책을 내놓고, 퍼스트시티즌스가 SVB 인수에 나서며 일단락됐다. 이 기간 국내외 금리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SVB 파산 이후에는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던 스위스의 양대 은행 중 하나인 크레디트스위스(CS)도 결국 무너졌다. CS는 UBS에 인수되며 유구했던 역사를 마감했다.

SVB와 CS 파산 이후 국내에서도 새마을금고 뱅크런 위기가 불거졌다. 다만 새마을금고에 대한 시중은행의 RP매입 등 지원책을 바탕으로 불안이 확산하지는 않았다.

◇PD 담합 조사

올해 PD사들을 가장 당혹스럽게 한 이슈는 단연 공정위의 담합 조사였다. 공정위는 지난 6월부터 PD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응찰 금리를 사전에 논의하는 등의 담합과 같은 행위가 있었는지가 조사 대상이었다. 당초 상위권 PD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조사는 이내 전체 PD사로 확대됐다. 공정위는 포렌식 장비를 동원하고 일부 참가자의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등 날카로운 현장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다만 PD사들은 대체로 입찰 담합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시 금리가 치솟으며 오히려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에 낙찰이 이어져 손실이 큰 상황이었다는 불만도 나왔다.

◇한·미 금리차 사상 첫 2%P…자금 이탈은 없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는 사상 최대치인 2%P를 기록했다.

미국은 올해 기준금리를 총 100bp 올려 지난 7월부터 5.25%~5.50%에 동결을 이어갔다. 한국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3.50%로 인상한 뒤 이후 동결해왔다.

이에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는 2%P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상 신흥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질수록 미국으로의 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채 잔고는 더욱 늘어나는 등 실제 자금 유출은 일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장외채권 잔고(화면번호 4260)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채 잔고는 지난 19일 기준 238조8천2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15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물가 경로 이탈했지만…”일시적”

올해 국내 인플레이션 추이는 한국은행이 예측했던 경로와 일부 엇나가기도 했다.

한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연초 3%대에서 지난 5~7월 중 2%대 중반까지 내리며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이후 반등해 8월 3.4%, 9월 3.7%를 나타냈다.

이때 한은은 10월부터 물가 상승률이 다시 낮아져 연말까지 3%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10월 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더욱 상승해 3.8%를 기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의 근거가 된 한은의 물가 경로가 어긋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다만 한은은 물가 하락 경로의 큰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가장 최근 수치인 11월 물가 상승률도 3.3%로 전월 대비 하락하는 모습이다.

◇랩·신탁 ‘나쁜 관행’에 칼 빼든 당국

금융감독원은 올해 금융투자업계의 랩어카운트·신탁 운용 관행에 칼을 빼 들었다.

암암리에 통용돼온 교체거래, 통정매매, 파킹 등 거래 관행을 엄단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초 보도한 ‘이상한 CP 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2022년 12월 2일), ‘CP 자전거래 엄단’(2023년 3월 20일) 등 참고)

랩·신탁은 증권사가 주로 법인 고객의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랩·신탁은 단기 상품이지만, 그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유동성이 낮은 고금리 장기 채권이나 CP를 편입하는 일이 흔했다. 편입 자산의 만기가 상품 만기보다 길다 보니 환매 시점이 오면 운용 중인 다른 계좌에 장부가로 매각(자전·교체거래)하는 등의 방식으로 환매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과 시장금리 급등으로 투자자의 환매 요청이 늘어나자 문제가 커졌다. 환매가 중단·지연되면서 불법 자전거래를 통해 투자자 손실을 보전해주는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금감원 조사에서 모두 9개사, 운용역 30여명에게 교체거래 등의 손실 보전 행위가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들의 주요 혐의를 검찰에 공유한 상태다.

◇이·팔 전쟁에 화들짝…BOJ의 ‘기지개’

지난해 글로벌 물가 폭등을 촉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은 지속했다. 지난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전쟁이 본격화했다.

중동전쟁으로 확산하며 국제유가가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유가 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이·팔 전쟁도 더해지면서 지정학적 갈등이 상시적인 위험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언제든 경제 및 물가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은행(BOJ)의 초완화정책 탈피 움직임도 올해 국내외 채권시장의 최대 화두 중 하나였다.

글로벌 물가 파동 속에서도 BOJ는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곡선통제(YCC) 등 장기간 이어온 초완화 정책을 고수했지만, 올해 마침내 변화의 걸음을 내디뎠다. 달러-엔 환율이 150엔도 훌쩍 넘어설 정도로 초약세인 데다, 임금 및 물가 상승률도 높아진 탓이다. BOJ는 그동안 무제한 국채매입으로 묶어뒀던 장기금리의 상단의 유연성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YCC 철회 수순에 돌입했다.

장기 정체 경제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던 일본이 꿈틀대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금리의 상승이 미 국채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당한 탓이다.

◇연준 드디어 멈췄다…샴페인 터뜨린 시장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연준은 그간 볼 수 없었던 비둘기 면모를 내비쳤다. 기준금리 인상 종료를 확신한 채권시장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강세로 내달렸다.

연준은 12월 회의에서 점도표의 내년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4.6%로, 직전 전망치보다 50bp 하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언제부터 긴축 정책의 규모를 되돌리기 시작하는 게 적절하냐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비둘기 FOMC 결과가 확인된 지난 14일 국고채 금리는 3년과 10년 모두 하루 만에 약 20bp씩 폭락했다. 10년 국채선물은 투빅(200틱)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까지도 국고채 3·10년 금리는 기준금리 3.5%를 하회해 3.2~3.3%대를 중심으로 등락 중이다.

2022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윤정원 기자 = 올해 서울채권시장은 국내외 중앙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요동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만 425bp를 올렸고 한국은행이 지난해부터 275bp 인상하면서 채권시장은 혹독한 금리 급등기를 견뎌야 했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크레디트 시장 위기로 전이되면서 당국은 전폭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했다.

◇ 미국 425bp 인상…한미 금리역전 125bp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425bp 인상하며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FOMC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 4.25%~4.50% 수준은 2007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정도 긴축 속도는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빠른 것이기도 했다.

인상 폭은 지난 3월 25bp로 시작해 5월 50bp, 6월부터 11월까지 4회 연속 75bp, 그 뒤 12월 50bp에 달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25bp까지 벌어졌다.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 역전이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 기준금리가 5.1%(중간값)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 중이다. 한국은행의 최종 금리 예상치가 3.50% 정도이니, 역전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

◇ 한은 ‘사상 첫’ 6연속 금리인상…이창용 신임 총재 취임

지난해 8월부터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한국은행이 올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4·5·7·8·10·11월)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 가운데 7·8·10월에는 50bp씩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올 한 해 동안 225bp를, 지난해 8월과 11월 베이비스텝(25bp 인상)을 포함하면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275bp(0.50%→3.25%)를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5%대로 높은 상태여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7월 전년 대비 6.3% 상승하며 정점을 찍은 뒤 8월 5.7%, 9월 5.6%, 10월 5.7%를 기록했다. 지난달(11월) 금통위 이후 발표된 11월 물가상승률은 5.0%를 나타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새로운 총재를 맞았다.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8년 임기를 끝낸 이주열 전 한은 총재 뒤를 이창용 총재가 이어받았다.

지난 4월 21일 취임한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한국판’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금통위원들이 염두에 둔 최종금리 수준을 기자 간담회를 통해 공개했다.

◇ 국고채 금리 상승세에 패닉…장단기 금리역전

한국은행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국고채 금리도 치솟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1.8%대였는데 9월에는 4.5%대까지 치솟았다.

고금리 환경에서 경기가 침체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년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경기침체 우려가 가속화되면서 크레디트물 금리는 더욱 치솟았다. 국고채와 크레디트 채권 간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유동성 경색 국면까지 다다랐다.

한편 초장기 채권인 국고채 30년물은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 3년물 금리가 연고점(4.548%)을 기록한 9월 26일에도 30년물 금리는 4.023%에 그쳐 역전 폭이 52.5bp에 달했다.

해외 연기금이나 국부펀드 등 초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특히 ‘차이나 런’ 이슈에 국내 채권 시장이 대체 시장으로 떠오른 영향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韓국채, WGBI 워치리스트 등재

지난 9월 우리나라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 워치리스트(Watch List·관찰대상국) 등재에 성공했다.

국채당국인 기획재정부와 FTSE Russell이 실무협의를 시작하고 처음 맞은 심사에서 바로 합격점을 얻었다. 이로써 내년에 정식 편입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현재 추정되는 우리나라 국채의 WGBI 예상 편입 비중은 2.0~2.5% 수준이다. 편입국가 가운데 9번째로 큰 규모다.

WGBI는 23개 주요국 국채들이 편입된 선진 채권지수다. 추종 자금 규모가 2조5천억 달러로 추정된다.

◇ 한전채 발행 러시…한전법 개정 소동

한국전력의 적자가 심화되면서 한전채 발행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지난달(11월)만 4조300억원 발행되며 월간 기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만 30조원 넘는 발행 러시가 나타났다.

AAA급 공사채인 한전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면서 여타 크레디트 채권을 구축하는 현상도 생겼다.

이 정도 발행 규모는 현행 한전법상 발행 한도를 초과하는 것이어서 한전법 자체를 개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잡음도 나타났다.

한전법상 한전채의 발행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친 금액의 2배까지만 가능한데, 이를 최대 6배까지 상향하는 개정안이 지난 8일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국회는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새로운 개정안은 오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발행 한도를 최대 6배까지 늘리는 ‘5년 일몰제’인 것이 특징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윤정원 기자 = 올해 서울채권시장은 전세계적인 긴축 기조뿐 아니라 국내에서 벌어진 여러 이벤트로 인한 고비도 겪었다.

금리 인상 기조로 이미 불난 집이나 다름없던 채권시장에 레고랜드 사태는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는 국내 금융회사의 외화차입 여건까지 악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는 채권시장 위축과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어졌으나 당국은 시장안정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관치’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 은행채, ‘단군 이래’ 최대에서 7년 래 최소 발행까지

지난 9월 은행채 발행액은 총 25조8천800억 원으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눈을 돌리자 은행은 기업의 여신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경쟁적으로 늘렸다.

그러나 지난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으로 회사채에 대한 구축 효과를 막기 위해 은행채 발행 자제를 주문했다. 결국 11월에는 시중은행 은행채 발행량이 1천억 원에 불과해 7년 래 최소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 금리 인상 불난 집에 기름 부은 ‘레고랜드 사태’

올해 하반기 채권시장서 가장 주목받은 이슈는 단연 레고랜드 사태였다. 레고랜드 사업 주체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지난 2020년 레고랜드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2천5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이 물량에 대해 강원도는 GJC의 상황이 어려워지면 대신 갚겠다는 취지의 지급 보증을 섰다. 그러나 지난 9월 GJC가 ABCP를 갚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강원도마저 대신 갚기보다 GJC 법원 회생 절차를 신청하겠다고 밝히면서 채권시장 불안감이 고조됐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시장이 위축되고 있던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회사채, CP 금리 등이 상승하고 신용스프레드도 빠르게 확대되는 등 시장이 경색됐다.

◇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 2009년 우리은행 사태의 데자뷔

지난 11월 흥국생명이 달러화 신종자본 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채권시장이 위축된 현상이다.

흥국생명은 앞서 지난 2017년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5억 달러를 빌렸다. 신종자본증권의 명목 만기는 30년이지만 5년이 지나면 돈을 일찍 갚을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이 부여돼있다. 5년째에 이 옵션을 행사하는 것은 시장 내 암묵적 관행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1일 흥국생명은 11월 9일로 예정돼있던 신종자본증권 5억 달러에 대해 조기 상환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2009년 우리은행이 후순위채 콜옵션 미상환 사태 이후 13년 만이다.

국내 금융회사의 외화 차입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자 결국 11월 7일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 채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 쇄도…’관치’의 힘

올해 금리 인상,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면서 당국에서 시장안정조치가 쏟아졌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9월 28일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총 5조 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2조 원 규모의 긴급 국채 바이백을, 한국은행은 3조 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을 발표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지난 10월 23일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50조 원+α’ 규모의 시장안정 조치를 발표했다. 정부는 곧이어 제2 채안펀드 조성도 주문했다. 지난달에는 3조 원 규모의 1차 캐피털콜에 이어 내년 1월까지 5조 원 규모의 추가자금을 금융기관에 요청한다는 지원책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때 채안펀드 참여기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최대 2조5천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은은 또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비통방)에서 내년 1월 말까지 총 6조 원 규모 RP 매입을 증권사와 한국증권금융을 대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기준금리보다 낮게 거래된 CP ‘이상 거래’

기준금리보다 낮게 수조 원씩 거래되는 기업어음(CP) 거래도 올해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시장에서는 상당 규모가 비정상 거래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저금리 시장에서 증권사 간의 CP 거래는 시가평가를 받지 않는다는 점과 CP 운용계정 만기 불일치라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하여 무분별한 수익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올해 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CP 손실이 불어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이상 거래가 만연하게 됐다.

금융당국도 비정상 거래를 주시하겠다고는 밝혔다.

2021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노요빈 기자 = 올해 서울 채권시장 이슈의 중심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있었다. 한은이 지난 8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사이 채권시장은 혹독한 금리 급등기를 맞았다.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 및 발행제도 변화 등으로 장세가 급변하는 등 시장 참가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 기준금리 1.0%로 회귀…내년 초 추가 인상 우려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기준금리 0%대 시대가 막을 내렸다. 약 1년 8개월 만에 기준금리는 제로금리를 벗어났다.

한은은 역대 최저치에 있던 기준금리(0.5%)를 1.0%로 올려놓았다. 한은 총재가 질서 있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언급한 이후 8월과 11월에 각각 25bp씩 인상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보다 기준금리 인상에 한발 먼저 빠르게 움직였다. 감염병 확산에도 백신 접종과 함께 올해 4.0% 성장이 예상되면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정책 판단이 선제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에서 ‘적절히’ 조정해 나갈 뜻을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내년 1분기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1.25%)까지 기준금리 조정 의지를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내년 두 차례 금리 인상(50bp)에 대한 전망이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내년도 한은의 정상화 기조를 주목하고 있다.

◇ 한은 금통위 새 진용…내년엔 신임 총재 합류

한은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속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구성에도 일부 변화가 찾아왔다.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직전인 8월에 고승범 금통위원이 금융위원장에 깜짝 발탁되면서 금통위에는 예상치 못한 공석이 발생했다. 당시 고 위원은 7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던 만큼 금통위 지형 변화가 예상됐다.

당시에는 고 위원의 이탈로 한은의 금리 인상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나왔지만, 한은은 이후에도 두 차례 인상에 나서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오히려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고 위원이 금융당국 수장으로 옮기면서 한은의 금융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정책 공조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고 위원의 후임에는 박기영 신임 금통위원이 임명됐다. 박 위원은 10월부터 회의에 합류한 이후 11월 금리 인상 결정에도 참여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내년도 신임 총재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 말에 종료된다.

◇ 외국인 대규모 선물 순매도…제도 보완 목소리도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는 서울 채권시장을 큰 충격에 몰아넣었다.

외국인은 9월 초 20만계약 넘는 3년 국채선물(KTB) 순매수 포지션을 보유했지만, 약 2개월 동안 4만계약 가까이 순매도로 급격히 돌아섰다. 이 기간 국고 3년 금리가 70bp 가까이 오르는 등 현물 금리의 급등을 불러왔다.

복수의 금통위원은 의사록에서 외국인의 선물 거래 상당 부분이 투기적 수요와 관련된다는 지적과 함께 시장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을 제시했다.

기준금리의 결정과 그 파급효과를 점검하기 위해서 시장의 안정적인 흐름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시장의 변동성만을 고려해 국채선물 시장에서 투자자의 거래를 제한하기에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자칫 규제가 국채선물 활성화 혹은 해외 투자자 유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상 최대 국고채 발행…당국은 시장안정화 노력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채권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인 180조5천억 원 규모의 국고채 발행을 소화했다. 작년(174조5천억 원)보다 6조 원 늘어났다.

국채당국은 금리 인상기에 늘어난 발행 부담을 줄이기 위한 소통과 시장 안정화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눈길을 끌었다.

당국은 추가경정예산(추경) 이슈가 부각될 때 추가 적자국채 발행은 없다고 밝혀 채권시장의 수급 우려에 적극 대응했다. 지난 8월과 11월 금리 급등에는 긴급 바이백을 총 2차례 4조 원 규모로 진행하면서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한국은행도 국고채 단순매입 계획을 공개하면서 국채 물량 소화를 지원했다.

상반기 중에 5~7조 원 규모의 단순매입 계획을 발표한 한은은 3월과 4월, 6월에 걸쳐 총 6조 원 규모의 국고채 매입을 진행했다.

◇ 채권시장 뒤흔든 파킹거래…6년6개월 만에 최종 유죄 확정

올해 채권시장에는 관심을 이끈 대법원 판결도 있었다. 대법원은 채권 파킹으로 배임 혐의로 기소된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직원 등 22명의 유죄를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5일 피고인과 검사 측의 상소를 모두 기각하고 펀드매니저 2명에 대해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해당 사건은 채권파킹 거래를 하면서 해외여행비를 대납하는 등의 부정한 대가를 주고받은 혐의에 대한 검찰의 기소로 2015년 5월에 시작됐다. 그 이후 약 6년6개월여 만에 법정 공방은 마무리됐다.

채권파킹에 대한 첫 번째 법리적 판단이자, 당시 관행적으로 있었던 채권파킹의 위법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 국고2년ㆍ통안3년ㆍ모집방식 비경쟁인수 발행

국고채 2년물은 지난 2월 선매출로 첫 발행을 시작했다. 국고채 2년물 발행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된 구축효과 우려는 실현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기획재정부는 모집방식 비경쟁인수를 통해 국고채를 발행했다. 국고채 모집 발행은 월별로 규모가 줄어들거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취소되기도 했다.

통안채 3년물은 지난 9월부터 정례발행 종목으로 편입됐다. 매월 1조3천억 원 내외 규모로 찍혔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통안채 3년물 관련 유동성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초도 발행 이후 약 한 달 만에 실시된 두 번째 입찰에선 미달을 겪었다.

한은은 입찰 참여자 및 유관기관들과 통안채 3년물 유동성 강화 방안을 논의해 오고 있다. 국고채와 같이 교환이나 모집방식, 조성 의무 도입 등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 연초 단기금리 급등과 크레디트채권시장 경색

지난 3월 증권사를 중심으로 여전채 투매 물량이 출회했다. 크레디트채권 전반 ‘팔자’ 물량이 속출했지만 ‘사자’는 수요가 없어 거래가 막혔다. 크레디트채권은 유통시장에서 저가에 거래가 체결됐고 신용스프레드는 급격하게 확대했다.

당시 경기 회복세 속에서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연동해 국고채 장기금리가 올랐고 단기금리까지 급등한 영향이 컸다.

1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크레디트채권시장 경색 문제가 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이후 국고채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크레디트채권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한 달 만에 신용스프레드 확대 추세는 마무리됐다.

◇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과 증권사 손실 확대

한은은 지난 8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어 9월 단기구간 금리가 급등하면서 5년 내 최악의 숏(매도) 장이 나타났다고 평가됐다.

적극적으로 채권을 운용하는 증권사들은 손절성 포지션 정리가 이뤄지는 등 손실 체감도가 더 컸다.

9월을 기점으로 채권 운용 손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증권사도 나왔다. 같은 달 일부 증권사가 채권에서만 100억 원 넘게 손실을 보는 등 숫자로 확인된 실적 악화는 더 심각했다.

국내 증권사 손실은 서울 채권시장 전반의 수급 붕괴 우려까지 낳았다. 대규모 손실이 투자 위축을 부르고 다시 금리를 높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난 11월 기재부의 국고채 긴급 바이백(조기상환)과 한은의 단순매입 관련 발언 등 시장 안정화 조치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됐다.

◇ 외국인 원화채 보유잔고 200조원 돌파

서울 채권시장이 외국인에 개방된 이래 처음으로 이들의 원화채권 보유 잔고가 200조 원을 돌파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이 통화 긴축 기조를 진행하거나 준비 중이었지만 외국인의 원화채권 사랑은 꾸준했다.

우리나라의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과 우수한 신용등급이 외국인 매수세의 주된 배경으로 꼽혔다. 높은 절대금리 메리트도 외국인의 투자 유인에 한몫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채권은 단연 국채였다. 단기채권에 투자할 때는 한은이 발행한 통안채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원화채에 투자한 외국인의 국적도 다양해졌다. 외국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중장기 성향 투자자의 비중도 커졌다.

다만 일각에선 외국인 매수세 확대에 대해 이들의 변덕에 서울 채권시장이 현재보다 더 휘둘릴 가능성을 경계했다.

◇ 딜링룸까지 번진 코로나19…분리근무에 입찰 차질까지

지난 7월 서울 여의도가 코로나19 확산에 휩쓸리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이 커졌다.

국내 금리인상이 가시화하면서 이에 대응해야 하는 딜링·중개 파트에서도 대응에 골머리를 앓았다.

하우스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분리근무 체계를 재가동하거나 진단키트 등을 상시 구비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지난 11월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조치 이후 대면업무 재개 등을 꾀했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정상화를 가로막았다.

일부 증권사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채권·외환·상품(FICC) 운용 부서의 운영을 일시 폐쇄하기도 했다.

2020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노요빈 기자 = 올해 서울 채권시장의 가장 큰 이슈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과 이에 따른 당국의 조치 등이 꼽힌다.

한국은행이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와 국고채 단순매입 등 조치에 나서는 한편 기획재정부는 네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과정에서 적자국채를 대규모로 찍어내기도 했다.

◇ 기준금리 0% 시대…한은, ‘빅컷’ 포함한 75bp 인하 단행

올해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0%대 영역으로 진입했다.

기준금리는 두 차례에 걸쳐 50bp, 25bp씩 하락하면서 현 0.5%까지 내려왔다.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맞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3월 16일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했다.

임시 금통위가 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포인트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0.75%포인트 인하) 두 차례뿐이었다.

이어 한은은 지난 5월에 경기 침체에 대응해 25bp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

올 한 해 한은의 금리 인하는 이례적인 수준까지 과거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행보에 비하면 다소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이주열 총재가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금융 특별점검 회의에 참석한 뒤에 임시 금통위가 열린 점은 통화정책 중립성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 코로나 위기 속 금통위원 교체…’비둘기파 떠나고, 한 명은 유임’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금융통화위원 교체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한은이 지난 3월 ‘빅컷’ 50bp 인하를 단행한 이후에 추가 인하 가능성은 새로 임명되는 금통위원들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임기가 만료하는 조동철, 신인석 위원은 대표적인 비둘기파적 성향이라는 점은 금통위 지형 변화를 예고했다.

두 위원은 임기 만료 직전인 4월 금통위에서도 25bp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해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월 금통위를 마지막으로 이일형, 조동철, 신인석 위원은 임기를 마치고, 고승범 위원은 총재 추천을 받아 연임이 결정됐다.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하기 위해 연임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임 금통위원 자리에는 조윤제, 주상영, 서영경 등 세 명의 위원이 임명됐다.

이들은 5월 금통위에서 25bp 추가 인하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다만 조 신임위원은 취임 후 보유주식 문제로 첫 번째 금통위 금리 결정에서 제척됐다.

조 위원은 인사혁신처에서 직무 관련성 판단을 받고 보유주식을 전량 매각한 뒤인 7월 금통위부터 의결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로써 새로운 금통위의 진용이 다사다난하게 마무리됐다.

◇ 추경만 4번, 역대급 국고채 발행량…한은 국채매입 지원도

올해 채권시장에는 통화정책과 더불어 재정정책 이슈가 크게 작용했다.

국고채 물량이 쏟아지면서 채권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약세 압력을 받았다.

특히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올해에만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됐다.

그 사이 연간 국고채 발행량은 174조5천억 원에 달했다. 당초 본예산(130조2천억 원) 대비해 40조 넘게 급증했다.

물량 부담이 커지자, 한국은행을 향한 국채 매입 기대감이 모아졌다.

한은은 국고채 수급 불균형 등으로 시장에 변동성이 커지면 추가 매입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한은은 연 11조 원 규모의 국채 매입을 진행했다. 지난 9월에는 연말까지 5조 원 내외의 매입 확대 계획을 밝혔다.

다만 시장은 주요국 중앙은행보다 소극적인 한은의 매입 스탠스에 대한 불만이 큰 모습이다. 내년도 한은의 매입 스탠스에 변화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 국고채 2년물 신설, 국채시장 수급 부담 덜까

기재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국고채 발행 물량이 상당한 규모로 예정되면서 물량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공개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국고채 2년물 신설이다.

코로나 3차 유행 등으로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2년물을 신규로 발행하면서 10년물을 포함한 장기물 발행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발행 만기를 조정하면 국고채의 발행 듀레이션이 감소해 수급에는 우호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년 국고채 한도는 176조4천억 원으로, 올해 대비 1조9천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2년물 비중은 전체의 89%로, 약 1416조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국고채 2년물과 만기가 겹치게 된 통안채 발행에도 변화가 생길지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만기 2년 구간에 대한 구축효과 우려가 나오는 만큼 통안채 물량 조정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안채는 지난 2015년 이후 순상환 추세를 보이는데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해졌다.

◇ 장단기 금리차 확대일로…공급 부담에 내년도 경기 반등 기대까지

올해 채권시장에는 장단기 금리차 확대가 유독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국고 3년과 10년물 스프레드는 지난 5년 반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 금리가 기준금리와 적정 스프레드를 유지하는 반면에 장기물은 수급 부담에 약세 압력이 커진 영향이다.

내년에는 국내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커브가 가팔라지는 요인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2%와 3.0%로 제시했다.

국내 수출이 점차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증가세를 보인 점도 긍정적이다.

수출은 지난달(4% 증가)에 이어 12월에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 함께 상대적으로 코로나 확산을 잘 방어한 국가로 손꼽히면서 내년도 경제 회복세가 빠를 거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 외국인 국채선물 패닉 셀링…트리플 약세도

외국인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3년 국채선물을 총 7만6천899계약, 10년 국채선물을 1만4천242계약 누적 순매도했다.

이어 8월에도 한 달 동안 3년 선물을 5만6천463계약, 10년 선물을 1만9천291계약 처분했다.

같은 달 말엔 3년 선물을 7거래일 연속, 10년 선물을 8거래일 연속 팔았고 하루에만 3년 국채선물을 3만계약 넘게 투매하기도 했다.

앞서 3월 있었던 매도가 코로나19 공포에 따른 패닉 셀링 성격이었다면, 후자는 통화당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실망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가 출회할 때마다 채권시장이 약세 압력을 받는 가운데 코로나19 공포 속에서 주식, 원화까지 동시에 약해지는 트리플 약세가 연출되기도 했다.

◇ 외국인 원화채권 잔고 역대 최대…금리 매력 부각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 잔액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 상반기 매월 최다 보유액을 갈아치우며 연초 123조원대였던 잔고는 지난 7월 처음으로 15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9월 10일 152조3천833억원을 찍고 소폭 감소해 이달 21일 기준 147조8천여억원을 나타냈다.

이 같은 원화채에 대한 외국인의 높은 관심엔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과 신용도 대비 국고채 금리 수준이 높다는 판단 등이 작용했다.

1년 이하 단기구간에 영향을 주는 재정거래 유인은 다소 줄었지만 중ㆍ장기구간 중심으로 외국인 수요가 몰렸다고 평가된다.

◇ 회사채시장 경색에 SPV 가동…지원 6개월 연장키로

연초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회사채시장을 찾았지만 등급과 무관하게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속출했다.

올 상반기 신용도 ‘A급’ 회사채의 가산금리는 최대 100bp까지, ‘AA급’ 우량물도 많으면 70bp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지난 4월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출범시켰지만 지원 대상이 ‘AA-’ 이상 신용등급에 그쳤다.

당국은 ‘A급’ 이하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주로 매입하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를 가동했다.

SPV는 수요예측 등에 직접 참여하면서 시장금리를 낮추는 데 유효했다고 평가된다.

다만 하반기까지도 일부 ‘A급’ 이하 회사채에선 미매각이 이어졌고 산업은행이 발행물량 일부를 떠안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2021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SPV를 내년 7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각종 규제 파급효과에 여전채ㆍ은행채 긴장

금융당국은 지난 7월 말 ‘파생결합증권 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북이 올해 말까지 특정 산업 투자 한도를 오는 2022년까지 10%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여전채 보유 비중이 큰 일부 증권사는 급하게 해당 채권을 팔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앞서 ELS 규제 내용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여전채 매도가 쏟아졌지만 이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전채시장에 충격이 선반영됐고 ELS 운용부 투자 한도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간다는 점에 약세는 다소 제한됐다는 평가다.

은행채의 경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가 9월 말 완료될 예정이어서 공급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LCR 규제 완화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해주기로 하면서 은행채시장은 발행 부담을 덜었다.

다만 당장은 은행채 발행이 제한되겠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한시적 완화라는 점에 주목했다.

◇ 넘치는 유동성…IPO 광풍에 단기자금시장 초강세

올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형주들이 연이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증시를 휩쓸었다.

지난 6월 청약한 SK바이오팜의 성공이 도화선이 됐다. SK바이오팜은 30조9천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하며 신기록을 다시 썼다.

이후 카카오게임즈에는 58조5천억원이 몰렸고, 빅히트도 58조4천억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IPO 시장이 큰 흥행몰이를 한 데엔 사상 최저 금리 등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이라는 점이 한몫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 광의통화(M2)는 약 3천150조원으로 전월보다 1.1%, 전년 동기보다 9.7%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협의통화(M1)도 전년 대비 27.8% 증가해 18년 내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단기자금시장에 역대급 청약자금이 몰리면서 강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지난달 처음으로 16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7일 기준 연초 105조원보다 44% 이상 늘어난 152조원대를 나타냈다.

2019년

◇ 외국인 국채선물 패닉 셀링…트리플 약세도

외국인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3년 국채선물을 총 7만6천899계약, 10년 국채선물을 1만4천242계약 누적 순매도했다.

이어 8월에도 한 달 동안 3년 선물을 5만6천463계약, 10년 선물을 1만9천291계약 처분했다.

같은 달 말엔 3년 선물을 7거래일 연속, 10년 선물을 8거래일 연속 팔았고 하루에만 3년 국채선물을 3만계약 넘게 투매하기도 했다.

앞서 3월 있었던 매도가 코로나19 공포에 따른 패닉 셀링 성격이었다면, 후자는 통화당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실망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가 출회할 때마다 채권시장이 약세 압력을 받는 가운데 코로나19 공포 속에서 주식, 원화까지 동시에 약해지는 트리플 약세가 연출되기도 했다.

◇ 외국인 원화채권 잔고 역대 최대…금리 매력 부각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 잔액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 상반기 매월 최다 보유액을 갈아치우며 연초 123조원대였던 잔고는 지난 7월 처음으로 15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9월 10일 152조3천833억원을 찍고 소폭 감소해 이달 21일 기준 147조8천여억원을 나타냈다.

이 같은 원화채에 대한 외국인의 높은 관심엔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과 신용도 대비 국고채 금리 수준이 높다는 판단 등이 작용했다.

1년 이하 단기구간에 영향을 주는 재정거래 유인은 다소 줄었지만 중ㆍ장기구간 중심으로 외국인 수요가 몰렸다고 평가된다.

◇ 회사채시장 경색에 SPV 가동…지원 6개월 연장키로

연초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회사채시장을 찾았지만 등급과 무관하게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속출했다.

올 상반기 신용도 ‘A급’ 회사채의 가산금리는 최대 100bp까지, ‘AA급’ 우량물도 많으면 70bp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지난 4월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출범시켰지만 지원 대상이 ‘AA-’ 이상 신용등급에 그쳤다.

당국은 ‘A급’ 이하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주로 매입하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를 가동했다.

SPV는 수요예측 등에 직접 참여하면서 시장금리를 낮추는 데 유효했다고 평가된다.

다만 하반기까지도 일부 ‘A급’ 이하 회사채에선 미매각이 이어졌고 산업은행이 발행물량 일부를 떠안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2021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SPV를 내년 7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각종 규제 파급효과에 여전채ㆍ은행채 긴장

금융당국은 지난 7월 말 ‘파생결합증권 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북이 올해 말까지 특정 산업 투자 한도를 오는 2022년까지 10%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여전채 보유 비중이 큰 일부 증권사는 급하게 해당 채권을 팔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앞서 ELS 규제 내용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여전채 매도가 쏟아졌지만 이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전채시장에 충격이 선반영됐고 ELS 운용부 투자 한도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간다는 점에 약세는 다소 제한됐다는 평가다.

은행채의 경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가 9월 말 완료될 예정이어서 공급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LCR 규제 완화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해주기로 하면서 은행채시장은 발행 부담을 덜었다.

다만 당장은 은행채 발행이 제한되겠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한시적 완화라는 점에 주목했다.

◇ 넘치는 유동성…IPO 광풍에 단기자금시장 초강세

올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형주들이 연이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증시를 휩쓸었다.

지난 6월 청약한 SK바이오팜의 성공이 도화선이 됐다. SK바이오팜은 30조9천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하며 신기록을 다시 썼다.

이후 카카오게임즈에는 58조5천억원이 몰렸고, 빅히트도 58조4천억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IPO 시장이 큰 흥행몰이를 한 데엔 사상 최저 금리 등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이라는 점이 한몫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 광의통화(M2)는 약 3천150조원으로 전월보다 1.1%, 전년 동기보다 9.7%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협의통화(M1)도 전년 대비 27.8% 증가해 18년 내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단기자금시장에 역대급 청약자금이 몰리면서 강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지난달 처음으로 16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7일 기준 연초 105조원보다 44% 이상 늘어난 152조원대를 나타냈다.

◇ 내년 국고채 급증 ‘공급 충격’…안심전환대출 우려까지

올해 채권금리는 연저점까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지만, 내년 국고채 발행물량 급증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용 주택저당증권(MBS) 공급 우려에 약세 쏠림이 심화했다.

정부는 내년 130조6천억원 한도에서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을 밝혔다. 올해 수준(102조9천억 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당초 목표액에 미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 예상과 달리 신청이 폭주하면서 채권시장 내 수급 부담을 가중시켰다. 안심전환대출용 MBS 물량 20조 원은 이달부터 4개월 동안 채권시장에 공급된다.

연말로 갈수록 채권시장 내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자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올해 국고채 발행 한도를 다 채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 슈퍼개미의 통큰 베팅…’출발 좋았지만, 손절 아픔도’

올해도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개인이 국채선물을 대거 매매하는 등 포지션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슈퍼개미’는 유럽중앙은행(ECB) 정례회의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굵직한 이벤트 전에 매수 포지션에 베팅해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의 정체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할 뿐 알려지지 않았지만,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적어도 기술적 분석을 정교하게 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인의 베팅은 올해 초부터 연달아 성공하면서 수익을 냈을 것으로 파악됐지만, 일부 손절의 아픔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 연준의 비둘기파적 변신, 금리 인상에서 인하로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지난 7월과 9월, 10월을 포함해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금리는 1.50~1.75%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FF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연준의 2019년 기준금리 동결 또는 인하 가능성은 10%대에 불과했던 만큼 연준은 올해 예상 밖 결정을 내린 셈이다.

연준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등 경기 하강 국면을 대비한 보험용 금리 인하라는 점을 금리 인하 근거로 들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좌천시킬 것이란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 등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 압력을 가했다.

이에 미국경제연구소(NBER)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요구가 채권금리를 보는 관점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하는지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 DLF 규제發 충격에 크레디트물 위축…한발 물러선 금융당국

국내 은행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한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이슈가 불거지면서 여전채를 중심으로 크레디트 채권시장 불안감이 고조됐다.

금융위원회는 수천억 원 규모의 파생금융상품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크레디트물 시장은 지난 11월 중순에 DLF 규제 초안이 발표된 이후 스프레드가 꾸준히 확대하며 약세를 지속했다.

금융당국이 고난도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면 DLS와 함께 성장한 여전채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달 나온 DLF 최종 대책안에는 은행의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 내용이 담겨 우려는 한층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저성장·저물가에 커진 ‘R·D의 공포’…소비자물가 마이너스

올해 글로벌 경제는 경기 침체(Recession)와 디플레이션(Deflation) 공포가 확산했다.

물가가 낮다는 것은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킨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설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경제성장률 하락과 낮은 물가 상승률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직접적 요인이다.

지난 8월과 9월에는 국내 소비자물가가 두 달째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정부와 한은은 낮은 물가에도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적극 설명하고 있지만 채권시장 내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2015년의 0.7%가 최저치였다.

2018년

없음

2017년

◇ 내년 국고채 급증 ‘공급 충격’…안심전환대출 우려까지

올해 채권금리는 연저점까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지만, 내년 국고채 발행물량 급증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용 주택저당증권(MBS) 공급 우려에 약세 쏠림이 심화했다.

정부는 내년 130조6천억원 한도에서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을 밝혔다. 올해 수준(102조9천억 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당초 목표액에 미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 예상과 달리 신청이 폭주하면서 채권시장 내 수급 부담을 가중시켰다. 안심전환대출용 MBS 물량 20조 원은 이달부터 4개월 동안 채권시장에 공급된다.

연말로 갈수록 채권시장 내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자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올해 국고채 발행 한도를 다 채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 슈퍼개미의 통큰 베팅…’출발 좋았지만, 손절 아픔도’

올해도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개인이 국채선물을 대거 매매하는 등 포지션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슈퍼개미’는 유럽중앙은행(ECB) 정례회의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굵직한 이벤트 전에 매수 포지션에 베팅해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의 정체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할 뿐 알려지지 않았지만,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적어도 기술적 분석을 정교하게 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인의 베팅은 올해 초부터 연달아 성공하면서 수익을 냈을 것으로 파악됐지만, 일부 손절의 아픔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 연준의 비둘기파적 변신, 금리 인상에서 인하로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지난 7월과 9월, 10월을 포함해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금리는 1.50~1.75%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FF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연준의 2019년 기준금리 동결 또는 인하 가능성은 10%대에 불과했던 만큼 연준은 올해 예상 밖 결정을 내린 셈이다.

연준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등 경기 하강 국면을 대비한 보험용 금리 인하라는 점을 금리 인하 근거로 들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좌천시킬 것이란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 등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 압력을 가했다.

이에 미국경제연구소(NBER)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요구가 채권금리를 보는 관점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하는지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 DLF 규제發 충격에 크레디트물 위축…한발 물러선 금융당국

국내 은행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한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이슈가 불거지면서 여전채를 중심으로 크레디트 채권시장 불안감이 고조됐다.

금융위원회는 수천억 원 규모의 파생금융상품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크레디트물 시장은 지난 11월 중순에 DLF 규제 초안이 발표된 이후 스프레드가 꾸준히 확대하며 약세를 지속했다.

금융당국이 고난도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면 DLS와 함께 성장한 여전채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달 나온 DLF 최종 대책안에는 은행의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 내용이 담겨 우려는 한층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저성장·저물가에 커진 ‘R·D의 공포’…소비자물가 마이너스

올해 글로벌 경제는 경기 침체(Recession)와 디플레이션(Deflation) 공포가 확산했다.

물가가 낮다는 것은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킨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설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경제성장률 하락과 낮은 물가 상승률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직접적 요인이다.

지난 8월과 9월에는 국내 소비자물가가 두 달째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정부와 한은은 낮은 물가에도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적극 설명하고 있지만 채권시장 내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2015년의 0.7%가 최저치였다.

◇ 하반기 국고채 50년물 발행 무산

올해 국고채 50년물을 1조 원 발행할 예정이었던 기획재정부가 상반기 2천190억 원을 끝으로 발행을 마무리했다.

기재부는 하반기 발행을 고려했지만, 수요조사 결과 생각보다 수요가 약해 신규물량을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5천억 원 정도로 연내 최대 1억 원의 국고채 50년물을 발행을 계획이었다.

상반기 발행은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3천억 원을 발행하려 했지만, 막상 입찰은 부진한 결과를 보였다.

향후 금리상승을 예상해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하반기에도 기재부가 장투기관을 대상으로 매수 의사를 조사했지만, 수요가 예상보다 약해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 템플턴, 6월·9월 현물채권 투매

프랭클린 템플턴 펀드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지난 6월과 9월 각각 3조 원가량의 원화채권을 투매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지난 9월 말 외국인은 이틀에 걸쳐 국고채 10년물 13-6호와 13-2호, 국고채 5년물 17-4호와 15-9호 등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약 2조9천억 원을 매도했다. 장기간 추석 연휴를 앞둔 가운데 북한 리스크가 커지던 상황이라 외국인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후 추석 연휴가 끝나고 10월 중순부터 외국인이 통안채와 국고채 3년물을 2조 원가량 매수하며 우려를 불식했다.

지난 6월에도 템플턴 펀드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이틀에 걸쳐 국고채 5년물 15-9호와 국고채 3년물 16-2호 등 3조 원가량 투매했다.

매도 이후 해당 자금을 달러로 회수하지 않고 있던 외국인은 7월 중순 국고채와 통안채 등을 2조 원 이상 매수하며 수요를 확인했다.

◇ 초대형 IB인가, 회사채 시장 활성화 기대

지난 11월 금융위원회가 정례회의를 통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초대형 IB)로 지정했다.

핵심업무로 꼽히는 어음 발행 등 단기금융업 인가는 한국투자증권에만 내줬다.

한투증권은 만기 1년 이내 어음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의 50%는 기업대출이나 회사채 투자 등 기업금융에 투자할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초대형 IB 지정으로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기대했다.

다만, 어음 발행을 할 수 있는 증권사가 1곳뿐이라 단계적으로 어음 발행이 가능한 증권사가 늘어난다면 회사채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 수익률곡선 뒤틀림…국고 5-30년 금리 역전

추석 연휴 전부터 시작된 단기물 수급 악화와 초장기물의 상대적인 강세로 10월에는 국고채 5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역전되기도 했다.

1년 이내 단기물 금리가 급상승한 가운데 외국인이 지난 6월 말 국고채를 대량 매도한 이후 국고채 5년물 매수가 몰락하며 단기물 수급사정이 악화했다.

거기에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단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급등했다.

반면, 초장기물을 담고 있는 장투기관은 금리 상승에도 물건을 내놓지 않아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국고채 30년물 대차매도에 나선 기관들이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수익률곡선 뒤틀림은 심화했다. 지난 10월 26일에는 국고채 30년물과 5년물 금리가 1.7bp가량 역전됐다.

이후 정부가 11월·12월 국고채 발행물량에서 30년물 비중을 늘리는 등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면서 커브가 서서히 회복됐다. 다만, 국고채 30년물은 아직 국고채 10년물과 20년물보다 금리가 낮다.

◇ 물가채 거래 활성화 제도개선

물가연동국채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올해도 제기됐다.

올해 초만 해도 물가채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과 지난해 후반 유가 상승으로 강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물가채 유동성이 떨어지는 데다 수급 왜곡이 심화하면서 저평가가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물가채의 수급 불일치와 기대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재정부는 올해 5월 실수요 점검과 정책보완을 위한 과정에 착수했다.

기재부는 6월 물가채 안정을 위해 지표물을 새로 발행하지 않고 16-5호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11월에는 기재부가 물가채 시장 정상화를 위해 연간 물가채 총 발행량을 사전에 확정·공지해 공급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물가채는 연간 발행량은 국고채 10년물 발행량의 15% 내에서 결정된다.

2016년

(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팀 = 2016년 서울채권시장은 한국과 미국의 엇갈린 통화정책과 글로벌 불확실성에 변동성이 큰 한 해로 기록됐다. 국고채 금리는 초장기물까지 연 1%대를 기록하는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가 재차 급등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 정례회의에서 1년여 만에 정책금리를 인상했다.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엇갈린 셈이다.

지난 3월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한국판 양적완화(QE)를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센세이션이었다.

낮은 금리수준으로 외국인 자본 이탈이 나타나면서 외국인 원화 채권 잔액도 4년여 만에 90조원 이하로 떨어졌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세계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글로벌 금리 변동성을 키웠다.

국고채 50년물 발행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초장기물 수급 이슈도 주목받았다.

미국 대선 결과 발표 이후 글로벌 금리 급등으로 한국은행과 정부가 시장안정화조치를 실시하는 등 금리상승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긴박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그 밖에도 1년7개월동안 이어진 채권파킹 최종 공판이 유죄로 마무리됐고, 거래소는 채권 장내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기로 하는 등 서울채권시장에 양적·질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미 통화정책 디커플링

올해 채권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시기였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정책금리를 7년 만에 25bp 인상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은 올해 내내 연준의 다음 금리 인상 시기가 언제일지 가늠하느라 분주했다.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과 일부 지표 개선세 등으로 4월과 6월 금리 인상설 등이 있었지만, 불안정한 고용지표 개선세와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로 금리 인상 시기는 하반기로 넘어갔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연준위원들이 12월 인상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시장은 12월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가격에 반영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정책금리를 0.50~0.75%로 25bp 인상했다. 내년 금리 인상 횟수는 3차례를 시사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25bp 인하했다. 지난해 6월 1.50%로 인하된 이후 1년 만이다. 채권시장의 예상을 깬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정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차원으로 풀이됐다.

올해 한국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미국은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양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엇갈렸다.

◇한국판 양적 완화(QE)

올해 3월에는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한국판 양적완화(QE)를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3월 29일 강봉균 당시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돈이 제대로 흐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은이 산업금융채권과 주택담보대출증권(MBS)를 인수하는 통화 완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당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잃으면서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은 추진력을 잃었다.

한은법 제76조(정부보증채권의 직접인수)에는 “한은은 원리금 상환에 대해 정부가 보증한 채권을 직접 인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정부 보증이 없는 산금채나 MBS 인수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공약은 중앙은행의 본질적인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 이슈였다.

◇외국인 채권잔고 100조 붕괴…템플턴 매도 등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더불어 외국인 원화채권 잔고도 줄었다.

올해 초 100조원에 이르던 외국인 원화채 잔고는 12월 들어 90조원을 밑돌았다. 외국인 채권 잔고가 90조원 밑으로 내려선 것은 201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2월 국내 채권시장 ‘큰 손’인 미국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이 3조원 이상 원화채를 순매도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졌다.

채권시장은 템플턴 펀드가 단기물을 줄이고 장기물을 매수하며 듀레이션을 늘리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시장 충격은 제한됐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자, 외국인 원화채 잔고도 꾸준히 줄었다. 10월 들어 외인 잔고는 90조원 가까이 떨어졌고, 11월 말에는 80조원대까지 내려왔다.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은 없지만, 미국 금리 인상으로 원화채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달러-원 환율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불확실성…브렉시트·트럼프 당선

올해 6월 글로벌 금융시장의 예상과 달리 영국은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예상 밖 결과에 글로벌 채권시장은 강세폭을 키웠다.

국고채 금리는 개표일 하루에만 12.7bp 하락하며 사상 최저수준을 경신했고, 미국채 금리도 아시아 시장에서 20bp 넘게 하락하며 2011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점도 금융시장이 예측하지 못한 변수였다. 개표 결과가 발표될 당시에는 불확실성에 채권이 강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적자 재정과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하면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 직전 1.6% 후반이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1월 말 2.2% 수준까지 치솟았다.

◇금통위원 교체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은행 금통위원 4명이 교체됐다.

지난 4월 20일 하성근·정해방·정순원·문우식 금통위원이 퇴임하고 21일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 위원이 임명장을 받고 업무를 시작했다.

퇴임한 문우식 의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매파적 성향으로 분류됐고, 하성근 위원은 금리 인하를 가장 많이 주장한 비둘기파로 분류됐다. 신임 위원이 임명되고 이들이 어떤 성향을 가졌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대부분의 신임 금통위원들이 국책연구소나 정부 공무원 출신 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가담 경력이 있어 비둘기파적 성향을 가질 것으로 추정됐다.

신임 금통위원이 임명되고 첫 금통위인 5월 회의에선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됐다. 그러나 이후 6월 금통위에선 구조조정에 대응한 선제적 차원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인하했다.

◇ IFRS17 예정대로 시행

장기투자기관의 초장기물 매수는 올해 내내 서울채권시장의 화두였다. 오는 2121년 시행 예정인 IFRS17을 앞두고 듀레이션을 늘리기 위해 장기물 매수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장투기관의 초장기물 매수로 국고채 30년물 대비 10년물 스프레드는 연중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수익률곡선 평탄화의 주된 수급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험업계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 IFRS17 시행 연기를 요청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기에 자산의 손익을 중요시하는 IFRS9도 IFRS17과 같은 시기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투기관의 초장기물 매수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국고채 50년물 성공적 발행

정부는 국고채 50년물 1조1천억원을 연 1.574%에 발행했다. 발행일 직전 3영업일 동안 국고채 10년물 기준금리 평균(1.534%)보다 4bp 높은 수준이다.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은 그동안 꾸준히 초장기물 발행을 정부에 건의했다. 장투기관의 초장기물 수요는 많은 반면 발행량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하면서 장투기관의 자산·부채관리(Asset Liability Management·ALM)가 수월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정부가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한 후 글로벌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50년물 금리도 덩달아 큰 폭으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입은 기관들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도 국고채 50년물을 1조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발표했다. IFRS17 시행을 앞두고 듀레이션을 늘려야하는 장투기관 수요를 감안한 결과다.

◇ 금리 급등에 시장안정화조치 실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미국 금리 급등을 시작으로 글로벌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트럼프 당선 직후 보름동안 40bp 넘게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당국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한국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시장안정을 위한 국고채 매입에 나섰다. 한은은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차단하기 위해 12월 통화안정증권 발행 물량도 전월대비 1조5천억원 줄였다. 기획재정부도 12월 국고채 발행물량을 전월대비 1조4천500억원 축소했다.

미 금리의 추가 상승 폭이 줄어들고 당국의 시장안정화조치가 서울채권시장 심리 회복에 기여하면서 시장금리는 12월 중 반락했다.

◇ 채권 파킹 최종 선고

1년7개월간 이어진 채권파킹 혐의에 대해 지난 1일 법원의 최종 선고가 이뤄졌다. 채권파킹 혐의로 기소된 22명 피고인 중 자산운용사 펀드메니저 3명은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나머지는 벌금형이 선고됐다. 1명은 무죄로 결론이 내려졌다.

‘파킹거래’란 펀드매니저와 브로커 간 구두 이면약정에 따라 증권사에 채권을 보관해 두고 일정기간 후 결제하는 편법 투자 행위를 말한다.

파킹 거래로 인한 손실을 다른채권 펀드로 보전하는 과정에서 투자일임계약 의무를 위반하고 다른 펀드에 손해를 입힌 점이 위법으로 인정된 것이다.

2014년 1월 금융감독원의 채권파킹 검사로 시작된 파킹 이슈가 위법으로 결론이 내려지는 과정 속에서 채권업계의 투명성은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 거래소 장내 채권거래시간 30분 연장

거래소는 지난 8월부터 장내 채권거래시간을 30분 연장했다.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의 거래시간이 연장되면서 채권시장도 동시에 적용됐다. 장내 현물거래는 오후 3시 30분,, 채권선물은 오후 3시45분으로 마감시간이 각각 늘어났다.

장내거래시간이 연장됐지만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의 긍정적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채선물 거래량은 거래시간 연장에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장내 거래시간이 늘어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업무량만 늘어났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015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내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한 이슈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상반기에만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며 채권시장의 강세를 이끌었다. 글로벌 환율전쟁이 심화한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등이 금리인하를 유도했다.

주택저당증권(MBS)이 채권시장의 큰 관심을 불러오기도 했다. 안심전환대출 용도로 MBS가 대량으로 발행되면서 장기물 공급 대란의 우려를 키웠으나 입찰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시장은 다시 안정을 찾았다.

◇ 미국 연방기금금리 7년 만에 인상

이달 16일 미국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연 00.25%에서 0.250.50%로 기존보다 25bp 인상했다. 정책금리의 하한이 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매각 금리(ON RRP)도 기존의 연 0.05%에서 연 0.25%로 0.20bp, 상한이 되는 초과지준금리(IOER)를 기존의 0.25%에서 0.50%로 0.25bp 인상했다. 연준의 정책금리는 2008년 12월 사실상 제로로 인하된 후 7년만에 인상이다. 재닛 옐런 의장은 정책금리 인상은 미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조치로서 앞으로도 완화적 통화정책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강조했다. 또, 연준의 금리인상이 신흥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연준이 이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왔으며 부정적 파급 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내년 미국 금리는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2차례 금리인하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3월, 6월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3월에 2%에서 1.75%로, 6월에 1.75%에서 현 1.5%로 각각 25bp씩 내렸다. 6월 이후 12월 현재까지 1.5%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의 인하는 당시 전 세계적인 통화완화로 말미암은 환율전쟁이 심화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일본은 물론 중국, 스위스, 덴마크,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이 통화완화 경쟁에 동참했었고, 지난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5%에 그치는 등 지표도 부진했었다.

석달 뒤인 지난 6월의 인하는 수출 부진과 더불어 메르스 사태에 따른 내수부진 우려에 선제적 조치로 풀이됐다. 메르스가 내수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수출부진과 메르스 사태 영향으로 성장전망 경로에 하방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달 기준금리를 인하키로 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경기가 부진한 우리나라의 내년 기준금리 방향에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 안심전환대출 용도의 첫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늘어나는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하고자 정부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로 나온 MBS가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총 8차례의 경쟁입찰을 거쳐 발행됐다.

지난 5월 8일 첫 입찰에서는 15년물과 20년물이 모두 매각된 반면, 10년물이 3천억원이 미매각돼 다소 주춤했지만, 7월 3일 마지막 입찰에서는 전량 매각돼 무난하게 발행을 마감할 수 있었다.

MBS발행이 늘어남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금리 변동성 확대를 막고자 장기물 발행을 다소 축소 조정한 바 있다.

◇ 대우조선해양과 BNK캐피탈, 폭스바겐 사태 등 크레디트 이슈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편입 가능성 제기에 시장참가자들의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투매를 시작으로 크레디트 물에 대한 기피 현상이 확대됐다. 대우조선해양 이후 BNK캐피탈은 한일월드로부터 매입한 리스계약의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탓에 기피대상이 됐고, 폭스바겐그룹도 배기가스 조작에 따른 리콜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발행한 채권 금리가 급등한 바 있다.

◇ 삼성생명의 벤치마크 조정과 유출자 색출 논란

지난 10월 말 채권시장에서 삼성생명이 변액보험 벤치마크(BM)를 조정하고 이에 따라 장기물 채권을 얼마나 사야 한다는 메시지가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돌자 삼성생명이 이에 대한 정보 유출자 색출에 나서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삼성생명이 비밀정보 유출자를 색출하겠다는 명목으로 위탁운용사 직원들의 메신저 대화내용 점검을 요구하는 공문을 자산운용사에 보냈기 때문이다.

약 17개의 위탁운용사에 공문을 보낸 삼성생명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위탁운용사에 정보를 유출해서는 안 되는 계약사항과 신의성실의 원칙을 강조했는데 우려했던 일이 발생해 자초지종을 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올해는 해외 이슈와 수급 이슈가 도드라진 한 해였다.

올해 초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본격화됐다. 또한, 중국 증시 폭락 등 중국발 쇼크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12월 들어 급락한 국제유가도 글로벌 저물가 우려를 강화했다.

국내에서는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비롯한 수급 이슈가 많았다. 보험사 회계기준 변경 등으로 초장기물 강세가 나타나기도 했고, 연말 자금집행으로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면서 단기물 금리가 급등하기도 했다.

한편,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며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를 19만계약 넘게 쌓았다.

◇ECB 양적완화 시행과 글로벌 환율전쟁

2015년 1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가능성 시사에 연초부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인하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1월 22일 ECB가 양적완화를 발표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환율전쟁이 본격화됐다. 한국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며 24번째로 환율전쟁에 동참한 나라가 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각국의 경쟁적인 통화완화 정책은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되살아났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9월 초 양적완화의 유연성을 강조하며 추가 부양 가능성을 시사했다. 12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드라기 총재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 기대보다 낮은 수준의 정책을 내놓았다.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통과

정부의 메르스 사태와 가뭄 피해 대책 등을 위한 201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 7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에서 통과된 추경 규모는 총 11조5천639억원으로 그 중 국고채 발행규모는 9조3천억원 수준에서 결정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추경 예산 편성을 앞두고 국고채 발행 물량이 늘어나 금리가 상승할 것을 우려했지만, 결과적으로 무난했다는 반응이었다. 기획재정부의 국고채시장 안정화 대책이 나온데다 바이백을 통해 순발행 규모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초장기물 강세와 은행채 대란

오는 2020년부터 보험사에 적용될 국제회계기준인 IFRS4 Ⅱ단계(부채시가평가) 시행을 앞두고 지난 10월 초장기채권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서울 채권시장은 초장기물 부족현상을 겪었다. IFRS 도입을 앞두고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보험사 등 장투기관은 물론 커브 스티프닝에 베팅한 증권사들의 되돌림이 나오며 10월중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의 금리 격차는 2.3bp까지 좁혀졌다.

10월 초장기물 강세가 끝나자 11월에는 은행채 발행이 늘며 단기자금 부족, 단기금리 급등 현상이 발생했다. 연말 은행들의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채 발행이 쏟아지자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 금리도 2년여 만에 상승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통안계정 28일물 발행물량을 조정하는 등 공개시장조작에 나서면서 당일 지급준비금은 부족에서 잉여로 전환됐다.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사상최고치 경신

지난 10월 13일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KTBF) 누적 순매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았던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19만5천563계약의 순매수를 쌓아올렸다.

한때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국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며 외국인의 KTB 누적 순매수는 10만계약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2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한국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났다. 외국인은 지난 12월 18일 하루에만 3년 국채선물을 2만903계약 순매수하며 일중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유가 급락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6월 중순 고점을 찍은 이후 급락하기 시작했다. 7월과 8월에는 하루 최대 8% 이상 폭락하며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중국 증시는 지난 9월 두 달여 만에 고점 대비 약 40% 내려갔다. 중국발 쇼크는 결과적으로 중국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증명한 셈이 됐다.

중국 경기둔화는 국내 수출 감소로도 이어지며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도 생겼다.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2월 들어 40달러 아래로 떨어진 후 3주 만에 35달러가 붕괴할 정도로 급격히 추락했다. 산유국들의 제살깎기식 경쟁 때문이다. 이는 2009년 2월18일 이후 최저치로 글로벌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유가가 폭락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더뎌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2014년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올해는 해외 이슈와 수급 이슈가 도드라진 한 해였다.

올해 초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본격화됐다. 또한, 중국 증시 폭락 등 중국발 쇼크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12월 들어 급락한 국제유가도 글로벌 저물가 우려를 강화했다.

국내에서는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비롯한 수급 이슈가 많았다. 보험사 회계기준 변경 등으로 초장기물 강세가 나타나기도 했고, 연말 자금집행으로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면서 단기물 금리가 급등하기도 했다.

한편,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며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를 19만계약 넘게 쌓았다.

◇ECB 양적완화 시행과 글로벌 환율전쟁

2015년 1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가능성 시사에 연초부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인하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1월 22일 ECB가 양적완화를 발표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환율전쟁이 본격화됐다. 한국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며 24번째로 환율전쟁에 동참한 나라가 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각국의 경쟁적인 통화완화 정책은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되살아났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9월 초 양적완화의 유연성을 강조하며 추가 부양 가능성을 시사했다. 12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드라기 총재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 기대보다 낮은 수준의 정책을 내놓았다.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통과

정부의 메르스 사태와 가뭄 피해 대책 등을 위한 201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 7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에서 통과된 추경 규모는 총 11조5천639억원으로 그 중 국고채 발행규모는 9조3천억원 수준에서 결정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추경 예산 편성을 앞두고 국고채 발행 물량이 늘어나 금리가 상승할 것을 우려했지만, 결과적으로 무난했다는 반응이었다. 기획재정부의 국고채시장 안정화 대책이 나온데다 바이백을 통해 순발행 규모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초장기물 강세와 은행채 대란

오는 2020년부터 보험사에 적용될 국제회계기준인 IFRS4 Ⅱ단계(부채시가평가) 시행을 앞두고 지난 10월 초장기채권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서울 채권시장은 초장기물 부족현상을 겪었다. IFRS 도입을 앞두고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보험사 등 장투기관은 물론 커브 스티프닝에 베팅한 증권사들의 되돌림이 나오며 10월중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의 금리 격차는 2.3bp까지 좁혀졌다.

10월 초장기물 강세가 끝나자 11월에는 은행채 발행이 늘며 단기자금 부족, 단기금리 급등 현상이 발생했다. 연말 은행들의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채 발행이 쏟아지자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 금리도 2년여 만에 상승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통안계정 28일물 발행물량을 조정하는 등 공개시장조작에 나서면서 당일 지급준비금은 부족에서 잉여로 전환됐다.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사상최고치 경신

지난 10월 13일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KTBF) 누적 순매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았던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19만5천563계약의 순매수를 쌓아올렸다.

한때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국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며 외국인의 KTB 누적 순매수는 10만계약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2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한국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났다. 외국인은 지난 12월 18일 하루에만 3년 국채선물을 2만903계약 순매수하며 일중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유가 급락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6월 중순 고점을 찍은 이후 급락하기 시작했다. 7월과 8월에는 하루 최대 8% 이상 폭락하며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중국 증시는 지난 9월 두 달여 만에 고점 대비 약 40% 내려갔다. 중국발 쇼크는 결과적으로 중국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증명한 셈이 됐다.

중국 경기둔화는 국내 수출 감소로도 이어지며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도 생겼다.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2월 들어 40달러 아래로 떨어진 후 3주 만에 35달러가 붕괴할 정도로 급격히 추락했다. 산유국들의 제살깎기식 경쟁 때문이다. 이는 2009년 2월18일 이후 최저치로 글로벌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유가가 폭락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더뎌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취임 초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인하로 고개를 돌렸고, 전 세계 각국의 엇갈리는 통화정책으로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됐다.

하반기 들어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논쟁이 격화됐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중앙은행이 최초로 우리나라 국채를 매입한 가운데 앞으로 공사채 발행 규모는 점차 축소될 전망이다.

▲ 한국은행의 독립성 논란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 1일 취임할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를 이뤘다. 이 총재는 후보자 시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외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경우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취임 이후에도 매파적 행보를 보여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 쪽에 무게를 더 실었다.

그러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정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최 부총리가 연일 금리 인하를 강조하면서 이 총재의 통화정책 방향이 급변경됐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설명회에서 “내수가 위축돼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앞으로 기준금리의 방향은 인하보다 인상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후 한은은 지난 8월과 10월 실제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 총재가 최 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 등에 대해 의미를 잘 모른다고 했지만, 최 부총리의 발언이 아무래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 엇갈린 글로벌 통화정책 = 올 하반기 전 세계 각국은 통화전쟁으로 불릴 만큼 자국의 이익에 따라 뚜렷한 통화정책을 추구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Fed는 지난 10월 경제 개선흐름이 확고하다는 판단에 따라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종료를 선언했다. 게다가 ‘상당기관 초저금리’ 문구를 ‘금리인상 전 인내심 발휘’로 바꿔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했다. 반면, 경기부진을 겪고 있는 일본과 중국, 유럽 등은 다른 길을 걸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통해 연일 돈 풀기에 나서고 있고, 중국은 2년4개월 만에 대출 및 예금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유럽 또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추가완화 가능성을 내보이며 내년 초 국채매입 등 양적완화 도입에 나설 전망이다.

▲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국내도 디플레 가능성 제기 = 국제적인 유가 하락 등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를 우리나라도 피해갈 순 없었다. 유럽과 일본의 경기가 반등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까지 급락한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함에 따라 논란에 불이 붙었다. 과거 최경환 경제총리가 한국이 디플레이션 초기 단계에 와 있다고 발언한 바 있지만, 지난 11월 KDI가 일본의 디플레이션을 빌어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한은은 이 같은 주장이 로또를 사라는 논리라며 반박했다. 이후 이주열 총재도 “KDI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3.5%, 소비자물가와 코어인플레 상승률 전망치로 각각 1%대와 2%대를 제시했다”며 “3%대 성장과 1%대 물가를 놓고 디플레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 남아공 중앙은행의 첫 韓 국채 매입 = 올해 서울채권시장에는 새로운 매수주체가 등장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South African Reserve Bank, SARB)이 지난 6월 이후 우리나라 국고채를 1조원 가까이 사들였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지역의 중앙은행이 우리나라의 채권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으로 SARB의 외환보유액은 500억달러 규모다. 시장참가자들은 SARB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 대비 절대금리의 메리트가 크다고 판단해 국채를 매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유럽과 중남미에 이어 아프리카 지역으로까지 중앙은행 투자자들이 확장된 것은 원화채권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선호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공기업의 부채감축 정책으로 인한 수급변화 =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통해 공공기관 부채감축에 나서면서 공사채 총량제도가 지난 10월부터 시범 시행됐다. 공사채 총량제도는 공공기관의 공사채 총량을 총 부채의 60% 이내로 설정해 이 비율을 매년 줄여나가는 제도로 앞으로의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전망이다. 한국전력과 LH공사 등 대부분 공사가 발행을 자제함에 따라 공사채 물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연초에 웃었던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상반기말 다시 울어야 했다. 사상 최저 수준인 금리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한마디로 되돌려졌다. 이후 채권파킹 감사에 지급준비금 잉여 사태까지 터지면서 시름을 더했다.

연합인포맥스는 다사다난했던 서울채권시장의 올해를 10대 뉴스를 통해 간추려봤다.

▲국고3년물 2.4%대…채권시장 신기원 = 지난 3월28일. 국고3년물 금리가 2.45%에 최종고시됐다. 당시 기준금리(2.75%)보다 30bp 낮은 수준이었고 사상 최초로 2.4%대에 진입했다. 새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3%까지 낮춘 영향을 받았다. 약 일주일 뒤인 4월5일 국고3년물은 2.44%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 기록을 세웠다.

올해 채권금리는 연초부터 빠르게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에서 경제성장을 거론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했다. 새 정부의 성장률 하향으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다. 모든 시장참가자가 채권 담기에 열을 올렸다. 시장참가자들의 채권 수익은 이때 극대화됐다고 할 수 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금리인하 = 서울채권시장이 사상 최저금리를 기록했지만, 금융통화위원회는 4월까지 기준금리 동결이 우세했다. 연초부터 경제성장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존재했지만, 지난해 금리를 인하한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경제성장은 신용정책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각계의 금리인하 요구를 정면으로 맞서 ‘전사’와 ‘불통’의 이미지를 동시에 안았다. 기준금리를 연내 동결한다는 전망도 확산했다.

하지만, 한은 금통위는 다음달 바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끝난 지 한 달이나 됐는데 이 효과와 국고채 발행물량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라고 밝혔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선제적이어야 한다는 통화정책 운용에 오점을 남긴 것으로 기억됐다. 이 금리인하는 한은 총재가 소수의견이냐는 물음표를 남겼고 이후 금통위는 매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소수의견 표명자 수를 밝히기로 결정했다.

▲벤 버냉키 쇼크, 테이퍼링으로 연결 =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한 번에 끝날 것으로 인식하는 시장참가자들은 드물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기 전까지 말이다.

버냉키 Fed 의장은 우리 시각으로 6월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올해 말에 자산매입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며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고3년물 금리는 3%대를 웃돌았고 연고점 역시 이 때 나왔다. 100조원을 넘긴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고도 줄기 시작했다. 원화채권시장의 최대 큰 손인 프랭클린템플턴사도 보유 채권의 만기 연장을 미루고 단기상품으로 운용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잠잠하던 버냉키 의장은 결국 올해 마지막 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꺼내들었다. 다만, 실업률이 6.5%를 밑돌아도 상당기간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아직 긴축기조로의 전환 계획이 없고 낮은 물가도 우려스럽다며 시장의 우려를 달랬다. 금융당국자들과 시장참가자들도 추가 충격이 제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위험자산은 불확실성 해소로 판단해 강세 랠리를 시작했다.

▲채권파킹 관행 위법 논란 = 버냉키 쇼크는 서울채권시장의 관행이 악용되는 부작용을 부각시켰다.

채권시장에는 채권 거래가 체결되고 어느 한 쪽에서 대금 결제를 할 수 없는 상황 등이 오면 이 채권을 다른 기관에 맡기는 관습이 있다. 이 과정에서 채권을 맡은 기관과 나중에 서로 되사고파는 약정 거래가 구두로 체결된다. 이를 ‘파킹’이라고 한다.

문제는 버냉키 쇼크 같은 예기치 못한 변수로 채권 가격이 급변하면 구두 계약을 파기하거나 재조정하는 등 손실을 떠넘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곳에 채권을 파킹하면 본래 투자 여력보다 많은 거래를 할 수 있어 손실이 일시에 몰리는 현상도 나올 수 있다. 결국, 거래 투명성이 부족해 한 기관의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버냉키 쇼크로 채권 파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증권사는 내부 감사를 통해 파킹거래를 적발했고, 금융당국도 이를 주시하면서 나올 수 있는 부작용을 차단했다. 채권파킹 위법 논란이 불거지면서 채권 거래가 급감하는 후폭풍이 연출되기도 했다.

▲콜금리 출렁…지급준비금 사태 = 지난 7월7일 하루짜리 콜금리는 2.42%에 형성됐다. 정부의 재정방출로 단기자금시장에 자금이 넘치면서 왜곡 현상이 심화했다. 은행권의 준비 부족 논란 속에 해결의 키를 한은이 시장에 맡기면서 사태가 길어졌다.

콜금리 급락은 단기채권의 금리까지 끌어내렸고 조달비용을 절감한 증권사들은 이를 단기매매의 기회로 활용했다. 일부 금통위원은 한은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질책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판호 기자 = 양적완화 축소 우려 속에 금리는 급등했고, 외국인은 국채선물 최장 순매도 기록을 경신했다. 채권 중개역들이 살 길은 더욱 힘들어졌다.

금융시장의 글로벌화가 더욱 심화되며 주요국 중앙은행장들의 행보도 더욱 주목받았다. 한국은행이 긍정적인 경기 진단을 이어가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에도 관심이 쏠렸다.

▲MMF 규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 무기한 연기가 검토됐던 머니마켓펀드(MMF) 규제가 결국 시행됐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0월8일 펀드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 한도와 유동성 자산 보유 의무화 등의 내용을 의결해 11월1일부터 시행시켰다.

이번 규제로 MMF의 듀레이션 한도는 90일에서 75일로 축소됐다. 유동성 자산의 경우 만기 1일이내 자산을 10%이상, 만기 7일이내 자산을 30% 이상 보유하도록 했다.

MMF 규제는 무기한 연기가 검토되기도 했다. 금융위는 지난 3월8일 규제안을 입법예고하며 7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업계의 의견으로 시행이 미뤄진 바 있다.

규제안이 추가로 강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위 관계자는 “(MMF의 추가 규제 등은) 시장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급감 속 위기의 채권중개팀 = 양적완화 축소 불확실성으로 거래가 급감하는 한편, 채권중개역들의 숫자는 오히려 늘어나 중개팀들의 수익 창출이 더욱 힘들어졌다.

중개 수입이 줄어들자 중개팀들은 이를 운용수익으로 메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지난 5~6월간 금리 급등기에 이들은 대규모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금리가 오히려 빠르게 상승하기를 바라는 중개역들도 늘어났다. 증권사의 감원 열풍으로 더 안전한 증권사를 찾아 팀이 통째로 옮겨가는 일도 있었다.

▲외인 국채선물 순매도 최장 기록 갈아치워 = 올해는 일간기준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 최장 기록이 깨진 해이기도 하다. 달러-원 환율도 연저점을 넘보며 외국인 매도를 부추겼다.

외국인은 10월30일부터 12월2일까지 24거래일 연속으로 3년 국채선물을 순매도했다. 이는 국채선물이 상장된 이후로 가장 긴 기간이다.

달러-원 환율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경계감 속에 1,060원 언저리에서 등락하며 추가 하락 여부를 타진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는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채권 금리 상승 우려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제한적인 환차익도 주요한 이유로 꼽혔다. 환율이 추가하락을 시도할 때마다 당국이 개입을 경고하며 이를 제한시켰기 때문이다.

▲글로벌 중앙은행장들, 채권시장 변수로 = 글로벌 중앙은행장들의 행보도 올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금융시장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며 이들의 말 한마디에 국내 채권시장도 후폭풍을 받았다.

지난 5월, 버닝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발언을 내놓은 후, 글로벌 금리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로 금융시장이 위축되자, Fed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했다.

11월21일(현지시각)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지명을 받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로부터 인준을 받았다. 옐런 지명자는 이달 열릴 상원 전체회의의 찬반 투표를 통과하면 오는 2월부터 벤 버냉키 의장을 이어 Fed를 이끌게 된다. 비둘기적 인사로 알려진 옐런 총재가 버냉키 의장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커져 시장의 우려도 한층 낮아지게 됐다.

일본에서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아베노믹스의 일환인 통화완화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엔-원 환율 하락세에도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견조히 유지됐지만, 시장 일부분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한은의 다른 목소리 = 박근혜 대통령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에 채권시장이 주목했다. 추가 금리 인하는 제한적이라는 한국은행의 입장과 대조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경제 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지를 통해 확장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8%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도 대체로 내년 금리 동결이나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관련 발언에 시장이 귀를 기울이는 모양새다.

2012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올해도 원화채권에는 외국인 손님이 줄이어 찾아왔다. 기존의 외국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에서 벗어나 중앙은행의 투자금이 들어왔다. 이처럼 높아진 원화채권 위상은 가격에도 반영돼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와 함께 무분별한 투자를 막기 위한 자본 유출입규제도 강화됐다.

▲‘대체안전자산’ 등극 = 올해 초부터 이탈리아와 스페인,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국가의 신용등급 강등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프랑스도 무디스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모두 부진한 경제상황이 원인이 됐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국가들의 국채금리는 일제히 상승했고 이를 보유한 금융사들이 평가손실을 입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빨리 탈출하고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을 자랑했다. 그 결과 신용등급까지 지난 7월과 8월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로부터 한 단계 상승됐다. 이와 함께 글로벌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면서 바젤III가 요구하는 유동성 비율 충족, 파생상품 거래의 중앙청산소 활용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국채와 같은 우량 국채 수요가 늘었다. 우리나라 국채가 글로벌 ‘대체안전자산’으로 주목받게 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원화채권 잔고도 올해 90조원을 돌파했다. 주요 투자자로는 노르웨이와 스위스, 칠레 등의 외국 중앙은행이 새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1위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 연금기금(GPFG)이 국내 자산운용사에 투자금을 위탁하기도 했다.

▲자본 유출입 규제 강화 움직임 =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양적 완화책을 발표할 때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국에는 막대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가 신용등급까지 올라가는 호재가 있었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요 대상이 됐다.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달러-원 환율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올 초 우리나라의 달러-원 환율은 1160원대였지만, 지금은 1080원대를 밑돌고 있다.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빠른 절상률이다. 우리나라의 채권과 주식 모두 이러한 환율 절상을 노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결국 자본 유출입규제를 강화했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부터 국내 외국환은행에 대한 선물환포지션 비율 한도를 국내 은행은 30%, 외은지점은 150%로 줄이기로 했다. 이후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일별로 관리하는 방안들이 추가 논의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채권으로 수익 낸 증권사들 = 올해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이 유럽 재정위기와 선진국 경기의 부진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일 때, 채권은 자본수익(캐피탈 게인·Capital gain)을 낼 기회가 열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는 두 차례 내려 채권금리가 50bp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빠르게 치고 빠지며 단타 매매를 하는 증권사들에 큰 수입원이 됐다. 올 상반기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6천74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6% 급감했지만, 채권운용 순이익은 3조 3천949억원으로 64.3% 급증했다.

채권 강세 랠리와 맞물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화해 개인들의 국고채 투자도 활발해졌다. 물가연동 국고채와 30년 만기 국고채는 절세상품으로도 매력적인 까닭에 거액투자자들이 몰렸다. 이 때문에 30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는 첫 발행 후 국고채 20년물보다 낮아지기도 했다.

▲채권금리 사상 최저 수준까지 하락 = 불붙은 채권투자 열기는 우리나라의 저금리 시대를 앞당겼다. 경기를 일으키려면 기준금리를 더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예상은 국고3년몰의 금리를 기준금리와 역전시키는 현상까지 발생시켰다.

지난 10월10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71%에 최종호가 되며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지금의 기준금리보다 4bp 낮다. 이때 당시로만 따지면 3년 동안 돈을 빌려줄 때의 금리가 일주일짜리보다 작다는 뜻이다.

시장금리와 연동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일제히 내려갔다. 예금금리는 4%대를 보장하는 은행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은행 대출은 담보만 있으면 4%까지도 내려가 자산가와 대출자의 명암이 엇갈렸다.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 = 채권은 가중평균만기(듀레이션)가 길수록 금리변동으로 생기는 가격변화폭이 크다. 이 때문에 금리 하락기에는 단타 매매세력의 매수세가 장기물로 몰리고 금리상승기에는 단기물로 대피한다.

올해는 기준금리를 두 번 내린 금리하락기였다. 장기물에는 기존 장기투자기관 외에 유동성이 넘치는 단타 매매세력이 붙었고 이에 따라 장단기 스프레드가 꾸준히 축소됐다. 국고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차는 올해 초 45bp 내외였지만, 12월 현재는 30bp를 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채권시장의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는 채권에서 파생된 이자율을 거래하는 금리스와프(IRS) 시장의 모습과 동떨어지는 의문을 낳았다.

전문가들은 새해에 기준금리를 더 내리지 않으면 장단기 스프레드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국내외 금융사 리서치센터 중 다수는 내년 1분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예상하고 있다.

2011년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2011년 서울채권시장은 유로존 리스크에 발목이 묶인 채 한해를 마쳤다. 국고채 금리는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 우려로 하락 압력을 받았고, 각종 장기금리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연초부터 인플레 대응을 위한 금리인상에 나서는 등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 침체 우려에 국내 채권금리의 상승 압력도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외국인 채권자금의 이탈 가능성은 시장에 일시적인 반등 압력으로 작용했다.

원화채권에 대한 안전자산 지위 여부 등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했고, 불투명한 대외경기 여건 속에 국내 기준금리 정상화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연합인포맥스는 과거 어느 해보다 역동적이었던 서울채권시장을 10대 뉴스를 통해 간추려 봤다.

▲ 유로존 재정위기 심화= 어느 때보다 대외경기 여건에 시장의 관심이 많이 쏠렸던 한 해였다. 특히 그리스를 시작으로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 이슈는 연중 내내 국내 채권시장에 영향력을 미쳤다.

상반기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채권금리가 꾸준히 하락한 데 이어 8월에는 유로존 위기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등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연일 더욱 가중됐다.

유로존 은행권들의 글로벌 디레버리징 압력 속에 달러-원 환율의 급등은 외국인 채권자금 이탈 우려로 이어졌지만, 전반적으로 유로존 위기에 따른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 속에 채권금리는 상방 경직성을 나타냈다.

4분기 들어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통한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의 합의된데 따라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기도 했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둘러싼 재정위기 이슈가 재차 불거지며 금리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 미국, 신용등급 전격 강등= 유로존 부채위기 속에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최고조로 확산시켰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사상 처음으로 강등되면서 국내 채권금리도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8월 5일(미 동부시각) 70년간 유지해 온 미국의 신용등급 ‘AAA’를 ‘AA+‘로 한 단계 낮춘다고 전격 발표했다. S&P는 최근 타결된 적자 감축안이 암울한 미국 경제 전망을 개선하기에 충분치 않았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여러 난관에 직면할 때 미국의 입법 및 정치 기관의 ‘효율성, 안정성, 예측가능성’이 약해졌다고 비판했다. 이 신평사는 미국의 정책적 교착 상태의 위험을 이유로 신용등급전망도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한다고 밝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8월5일 하루에만 전일대비 16bp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편승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급속도로 확산됐다.

▲ 커브, 전반적인 플래트닝..10년물 금리 사상 최저= 올해 국고채 수익률 곡선은 9월 중순까지 비교적 뚜렷한 ‘플래트닝’을 나타냈다. 연초 채권금리가 상승하던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에 따라 금리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장기금리의 상승폭이 단기금리 상승폭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인식이 강화됐다. 이후 금리 하락기에는 기준금리와 스프레드를 고려할 때 단기물보다는 중.장기물에 하락 여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커브 플래트닝 압력이 강화됐다.

하반기 들어서도 기준금리의 동결 기조 속에 단기물 시장은 레벨 부담에 따라 낙폭이 제한된 반면, 중.장기금리는 대외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기대감 등으로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 9월 14일 종가기준 3.55%로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9월 중순 이후 보험사들의 장기 국고채에 대한 매수세가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 으로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스티프닝 압력이 추세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 여전한 외국인의 힘..’템플턴, 중국계 등’= 주요 선진국들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됨에 따라 이를 대체하는 이머징 국가 채권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호 현상이 꾸준히 이어졌다.

연말 들어 글로벌 디레버리징 압력과 함께 보유 채권의 대규모 만기도래 영향 등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액은 지난 11월 말까지 86조6천804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의 73조9천868억원보다 13조원가까이 늘어났다. 다만 이달 들어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 잔액은 대규모 만기도래 영향 등으로 지난 14일 현재 82조6천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올해 원화채권 순매수를 주도한 국가는 미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룩셈부르크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은 2년만에 보유잔액이 10조원 규모를 넘어서는 등 원화채권의 큰 손으로 약진했다. 반면 태국,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일부 아시아지역과 유럽국가는 원화채권을 대규모로 청산했다.

한편, 외국인의 투자 동향과 이에 대한 소문들이 시장의 변동성을 일시적으로 확대시키는 등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했다. 지난 9월 19일 그리스의 국가 디폴트에 대한 우려에 태국계 등 외국계 채권자금이 환율 상승을 계기로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국고3년물 금리도 하루 동안 종가기준 11bp가 급등했다.

또한 9월 28일에는 원화채권의 큰 손인 글로벌 펀드 프랭클린 템플턴의 순매도 소식이 확산되며 3년물 금리가 7bp 상승하기도 했다.

▲ 4%대 고공 물가..물가채의 인기와 몰락=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매달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 8월에는 전년동월대비 5.3%로 치솟으며 지난 2008년 8월의 5.6%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의 중기물가안정 목표치 상단인 4%를 넘어 5%마저 훌쩍 넘어선 것이다.

1월부터 꾸준히 4%를 상회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에 3% 후반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11월 들어 재차 4.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1월에는 새로운 물가지수 사용으로 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음에도 높은 수준의 인플레 압력은 여전했던 셈이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 속에 물가연동국채가 연초 한때 급부상했다. 물가연동국채가 다른 명목채권과 달리 소비자물가가 오른 만큼 수익이 제공되기 때문에 인플레를 피하는 헤지수단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4분기 들어 물가채에 대한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물가지수 개편작업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자체가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또 물가채 시장을 조성하고자 물가채를 보유했던 국고채 프라이머리딜러(PD)들도 큰 손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일부 PD들 사이에서는 정책리스크로 앞으로 물가채 시장이 제대로 형성될 수 있을지마저도 의심하는 목소리가 확산됐다.

▲ 안전자산으로서의 원화채권= 유럽발 금융불안이 확산되고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도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안전자산으로서 원화채권 지위가 도전을 받았다. 채권금리 하락세로 절대금리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채권자금이탈이 환율 추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이 급격하게 원화채권에서 손을 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불안이 외국인의 채권투자나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채권매수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과거와 같은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급격한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유럽계 은행권에서 촉발되는 글로벌 디레버리징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원화채권의 안전자산 지위에 대한 시험 역시 지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 금리 정상화 논란= 한은은 올해 1월과 3월, 6월에 25bp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연 3.2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가중되는 물가 압력 속에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한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금리정상화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서울채권시장은 엄포 정도로 평가절하했다. 더욱이 그간 금리정상화에 앞장섰던 주요국 중앙은행이 하나둘씩 통화정책의 방향을 틀고 있어 한은의 금리정상화 목소리는 점점 공허해졌다는 평가다. 금리정상화를 주장하는 한은의 입지도 점점 축소되는 한편 대외적인 경제여건 등을 이유로 금리 인하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대내외 변화에 유연히 대처해야 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장기적인 기대심리가 높아져서 인플레이션이 만성화되는 것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다만 지난 11월 금통위가 기존에 물가안정에 보다 중점을 두겠다는 정책기조에서 성장과 물가를 비슷한 비중을 두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점에서, 국내 통화정책 기조도 점차 경기 쪽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도 커지고 있다.

▲ 김치본드의 몰락= 지난 4월 외환당국은 단기 외화차입 증가의 원인으로 역외선물환(NDF)의 투기적 거래와 김치본드의 발행증가를 꼽고, 외국계은행 지점에 대한 건전성 점검에 나선 데 따라 사실상 김치본드 발행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당국이 김치본드를 규제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김치본드가 단기외채 증가 외에도 사실상 채권발행 형식을 띤 원화사용 목적의 외화대출로 운용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치본드의 70% 정도가 원화를 사용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데다 외은지점이 발행채권 인수와 헤지를 함께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형식만 채권발행일 뿐 외은지점에 의한 원화사용목적의 외화대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달비용 하락 등으로 과거 은행과 기업이 대출형식이 아니라 사모사채를 대량으로 발행했던 것처럼 김치본드도 사모사채처럼 사실상 채권의 형식을 띤 대출로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지난 7월말 국내외 은행을 포함해 외국환업무취급기관들에 대해 원화용도의 김치본드 투자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채권 투자 시 발행자금의 사용 목적을 확인해야 하며, 원화로 환전해 사용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에 투자할 수 없게 됐다.

▲ ‘실적 쌓기’로 만든 10년 국채선물 거래량= 12월 들어 시장 참가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10년 국채선물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급증하는 기이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13일 국채선물 10년물 거래량은 사상 처음으로 7만계약을 넘어선 7만3천695계약을 기록하며 3년물 거래량을 상회한 데 이어 14일에도 6만5천893계약이 거래됐다.

채권업계에 따르면 이틀 동안 10년 선물 거래량 증폭을 주도한 것은 일부 PD사들이었다. 10년 선물 시장 조성은 기획재정부의 PD 평가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뿐 아니라 PD사들 간의 상대평가로 진행되기 때문에 PD들이 경쟁적으로 시장 조성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확산됐다. 국고채 시장의 발전을 위해 장기선물 시장의 육성은 필수적이지만 미결제 약정 수량의 변동 없이 단순한 거래량만 늘어나는 것은 일종의 ‘착시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가 표면적인 장기채 시장 거래량 증가에 몰두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시장 육성을 위한 구조적인 제도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연말 돌발 변수에 ‘출렁’..김정일 사망= 12월 19일 조용한 연말 장세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돌발 변수가 나타났다.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 외국인투자자들은 국채선물을 대량 순매도했고, 국채선물은 일시적으로 장중 90틱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은 국채선물 만기와 연말 시즌 등을 맞아 외국인의 국채선물 처분 가능성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이들 매도의 기폭제가 됐다. 특히 유럽발 디레버리징에 대한 불안 심리와 더해지며 원화채권 전반에 대한 외국인의 이탈 우려를 가중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보도가 나온지 하루 만인 20일, 채권시장은 환율 하락과 더불어 일정 부분 안정세를 되찾았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국제신용평가사들도 한국 신용등급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지 않음으로써 시장의 불안감은 사그라졌다.

하지만 불투명한 북한 정세 속에 외국인 채권자금의 이탈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유로존 부채위기 속에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은 채권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010년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2010년 국고채 금리는 새해 첫 거래일인 1월4일 4.44%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중 유통금리는 오히려 하락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외국인이 원화표시 채권을 대거 매집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금통위의 인상 행보가 더뎠던 데다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채권금리와 원화 강세 등에 베팅하며 채권금리를 끌어내렸다.

기준금리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하방 위험이 부각되고, 미국의 추가 양적 완화가 시행되면서 주요국의 환율전쟁이 격화되면서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

국고채 발행 물량 조절에 실패한 기획재정부도 금리 랠리에 일조했다. 물량 부족에 시달린 국고채 3년 지표물 금리는 연 2%대로 내려서는 등 사상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재정부가 각종 규제안을 발표했지만 외국인 발 금리 랠리를 막지 못했다.

올해 4월 통화정책의 수장에 오른 김중수 한은 총재는 데뷔 초반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한은 독립성을 약화시켰다는 비판과 함께 인상 시그널에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등 소통에 실패했다는 시장의 비난에 시달렸다.

연합인포맥스는 과거 어느해보다 역동적이었던 서울 채권시장을 10대 뉴스를 통해 간추려 봤다.

▲국고3년물 사상 최저치 경신= 지난 12월 7일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2.89%까지 떨어지며 역사상 최저점을 경신했다. 이전의 사상 최저치도 올해 10월15일 기록한 3.05%였다.

지난 10월 국고3년 금리가 3% 초반까지 급락했던 것은 환율전쟁이 악화됨에 따라 10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전격 동결했기 때문이다.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3.6% 급등한 상황에서 시장의 컨센서스는 대부분 금리 인상으로 맞춰졌던 탓에 10월 금통위의 금리 동결은 금리 인하와 같은 효과를 몰고 왔다.

12월에는 신규 입찰된 국고3년 10-6호의 발행 물량이 줄고, 국고채전문딜러(PD)사의 시장조성 의무 강화라는 정부의 정책방침이 맞물리며 금리의 전저점를 다시 갈아치웠다. 재정부가 발행한 국고채 3년물 4천억원은 20개 PD사의 기본 수요에도 미치지 못해 물량부족에 따른 금리 하락을 자초했다.

▲국고3년 수급왜곡..스퀴즈 우려 증폭= 11월 중순 이후부터 국고3년물에 대한 ‘스퀴즈’(일부 시장참가자가 유통물량이 부족한 채권을 독점적으로 매집해 금리에 인위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 우려가 증폭됐다.

국고채 3년물의 스퀴즈 우려는 외국인의 바스켓 채권 매집현상도 한 원인이 됐으나 무엇보다 정부 당국의 국고채 발행물량 조절 실패에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부가 국고채의 스퀴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 7월 말 추진의사를 밝혔던 ‘국고채 재발행’ 방안을 연말이 되도록 확정하지 못한 게 시장의 쏠림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10-2호의 경우 정부의 국고채 발행축소와 발행비중 조정(장기물 발행비중 확대) 등과 맞물리며 발행잔액이 여타 국채선물 바스켓채권(평균 12조원 이상)의 절반 수준인 6조원대에 불과해 스퀴즈 우려가 더욱 컸다.

▲외국인 채권투자의 양적.질적 변화= 올해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고액은 12월16일 현재 74조5천억원으로 늘었다. 외국인은 올해에만 62조원이 넘는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53조6천억원의 순매수보다 더욱 늘어난 수치다.

특히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 패턴이 대내외 금리차를 노린 단기적인 재정거래 위주에서 장기 투자로 변한 것도 주목할 변수다. 펀더멘털과 무관한 차익거래 자금에서 ‘대한민국’을 매수하는 자금으로 성격이 변화한 셈이다. 외국인 보유채권 듀레이션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1.74년에서 올해 11월 말 기준 2.05년으로 길어졌다.

외국인은 국채선물 바스켓 채권 발행물량의 50% 내외를 기록하는 등 바스켓 채권에 대한 독식 현상이 나타났다. 외국인의 바스켓채권 보유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심각한 가격왜곡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러한 조짐이 일부 나타났다.

▲거세진 규제의 칼..외국인 채권과세 부활= 정부는 지난 6월 선물환 포지션 규제를 시작으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은행세 도입 등을 줄줄이 내놓았다. 거시건전성 확보 및 자본유출입과 관련한 시장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재정부와 한은은 지난 6월13일 선물환포지션비율 제한을 골자로 하는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방안을 발표했고, 지난 11월18일에는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 환원 방침이 나왔다.

이어 정부는 지난 19일에 비예금 외화부채를 대상으로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서울지점)에 은행세를 부과키로 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런 정부당국의 자본유출입에 대한 규제책들은 외국인 채권투자 둔화로 이어졌다. 채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11월에 원화채권을 2조5천300억원(결제기준) 정도 순매수했다. 작년 4월 1조6천600억원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치다.

또한, 외국인은 당국의 각종 규제책으로 장기채 보유 비중을 줄임에 따라 수년간 꾸준히 진행된 정부의 장기채시장 발전 노력에 외은지점을 중심으로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WGBI 편입, 사실상 무산= 기획재정부가 한국채권의 씨티그룹 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 추진을 백지화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작년부터 채권시장에 단골로 등장하던 WGBI 관련 이슈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재정부는 지난 11월 15일 “곧 한국채의 WGBI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씨티위원회에 외국인 채권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과세방침을 타진하고 앞으로 일정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씨티위원회는 한국채의 WGBI 편입논의를 안건에서 삭제하거나 잠정 보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한국채의 WGBI 편입추진을 놓고 재정부의 분위기는 부정적으로 변했다. 지난 3월 재정부는 한국채의 WGBI 편입을 위해 씨티위원회에 더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재정부는 한국채의 WGBI 편입이 발표돼 달러-원 환율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외국인의 장기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시나리오를 더욱 매력적으로 판단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스펀의 수수께끼= 올해 7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상하는 동시에 추후 금리 인상 시그널을 여러 차례 내보였음에도 장기영역의 채권금리는 오히려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 집행부와 금통위원들은 이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국으로 유입되는 해외자금과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는 한은의 기준금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11월30일 공개한 10월 금융통화위원회(10월14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우수하고 채권시장의 규모, 유동성 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하반기 국고채 발행규모 축소라는 수급요인, 기준금리의 신속한 인상이 없을 것이란 기대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한 금통위원은 “장기금리가 상승하지 않는 것이 단기금리가 정상수준보다 매우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이 그 원인일 수 있다”며 “장기금리가 상승하지 않는 상황이 금리체계를 왜곡시킬 수 있으나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교체된 통화당국 수장, 혹독한 신고식 = 지난 3월16일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김중수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이성태 전총재의 후임으로 내정됐다. 그는 4월1일 한은 총재로 공식 취임했다.

김 총재는 한은 안팎의 우려에도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는 등 매파적인 모습을 과시했다. 당초 채권시장은 김총재가 비둘기파여서 기준금리 인상에 쉽사리 나서지 못할 것으로 봤다가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 같던 김총재는 9월부터 시장의 비난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김총재가 시장에 보낸 시그널과 금통위를 통해 나타난 실제 행동의 간극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김총재는 지난 9월에 ‘우측 깜빡이를 넣으면 우회전한다’고 강조하는 등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뒤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못했다. 김총재는 물가 당국의 최고 수장으로서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받는 등 호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정부, 통화정책에 간섭..’열석발언권 행사’= 재정부는 지난 1월8일 11년 만에 한은 금통위에 열석발언권을 행사했다. 정부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공조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채권시장은 정부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았다. 시장은 정부가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통화정책에 노골적으로 간섭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했다.

실제 금통위는 정부의 열석 발언권 행사 이후 제한된 행보를 보여 독립성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일부 금통위원이 재정부 차관의 열석발언권 행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뜻을 언론을 통해 내비치면서 재정부 차관의 열석발언권 행사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정부의 금통위 열석발언권 행사에 대해 국내뿐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까지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고려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지만,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IMF의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열석발언권을 계속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 국채선물업 진출..거래량 폭발= 증권사의 채권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난 데다 증권사의 선물업에 대한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채선물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증권사는 그동안 선물회사를 통해서 국채선물, 달러선물 등을 매매해야 했지만, 업종 간 벽을 허문 자본시장법하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선물사를 통하지 않고 선물업 영위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국채선물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증권사 매매비중은 2008년 2분기 44.7%에서 2009년 2분기 49.5%로 상승한 이후 올해 2분기에는 52.9%까지 치솟았다. 올해 국채선물의 하루평균 약정규모는 이달 16일기준 11만1천666계약으로 지난해 7천952계약보다 크게 늘어났다. 증권사의 영역확대로 국채선물 하루 10만계약 거래가 전혀 낯설지 않은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장기채에 대한 관심..’스트립채’ 인기= 올해 장기채권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특히 장기영역의 스트립 채권에 대한 수요가 장기투자기관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났다.

스트립채권은 이표채권의 원금과 미래의 이자금액을 분리, 무이표채권의 형태로 거래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도다. 만기 5년 이상인 국고채권이 스트립 대상이다.

스트립채권은 내년 4월부터 시행 예정인 RBC 제도로 보험사들의 수요가 폭발적이었다. 스트립채권은 듀레이션이 채권 만기와 일치해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보험사에게 매력적인 상품이었다. 특히 시장금리가 장기물 위주로 급락한 당시에는 스트립 없이 바로 채권을 매수하는 데 부담도 뒤따랐다.

지난 10월에는 채권시장을 장기 국채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정부의 방침과 새로운 투자기회를 모색해온 시장참가자들의 이해에 부합하는 상품으로 10년 국채선물 시장이 거래소에 재상장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정부의 각종 자본 유출입 규제와 한국의 WGBI 편입 무산은 장기채 수요 확보를 위해 꾸준히 공을 들여온 정부의 스탠스와 배치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미국의 양적완화와 유럽발 재정우려= 대외변수가 채권금리에 많은 영향을 미친 한해였다. 지난 1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6천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내년 6월 말까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동성 증가 효과로 이어지며 신흥국들에게는 자본 유출입 변동성 규제와 자산버블에 따른 인플레 압력 대응이 주요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또 지난 4월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요청한 데 이어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전격 하향조정했다.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BBB+‘에서 ‘BB+‘로 강등되면서 사실상 ‘정크본드’ 수준으로 전락했다.

그리스에 그치지 않고 재정불안과 구제금융은 아일랜드로 이어졌으며 최근에는 스페인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변수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으로 이어졌으며, 글로벌 유동성과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기댄 국내외 채권금리 하락으로 나타나면서 국내에서도 채권금리를 떨어뜨리는 변수로 작용했다.

중국은 4분기에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정책금리 인상을 자제했으나, 경기 과열과 물가 인상 등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당시 2년10개월 만에 금리를 올렸으며 채 2개월도 안 돼 재차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는 내년 국내 통화당국의 물가 대응 방안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