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듐 블로그 글: 전시 국가를 만들려면 혁명이 필요

소듐 블로그 글: 상식은 또 하나의 대체 현실

아래는 발췌

참고:

트럼프 “방어 말고 공격도 원해”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명 추진


미국이 유럽의 안보 보장자가 된 이유는 2차 세계대전 때문입니다. 나치와의 전쟁에서 압도적인 군사 기술과 산업력으로 승리한 미국은 의심의 여지없이 세계에서 가장 고등한 문명이었습니다. 따라서 유럽의 열강 제국들은 미국의 영향력에 복속됐습니다.

미국은 미 유럽 사단으로 유럽의 지상, 공중 안보를 보완하고 NATO의 사령탑에 앉음으로써 유럽을 무기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설계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작은 비용으로 어마어마한 혜택을 얻어낸 세기의 딜이었습니다. 유럽을 지킴으로써 미국은 유럽의 모든 지정학적 운명을 조종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 연합의 전신인 유럽 커뮤니티, 통합 시장과 관세 시장, 유럽화학/의약규제국 따위의 이니셔티브는 모두 미국 산업 경제에 막대한 이득을 줬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방위에 미국 산업체들이 깊숙이 침투함으로써 해마다 1500억달러 넘는 항공우주, 전자, 로켓 산화물, 정밀기계 수출이 이뤄졌습니다. 스러져가는 미국 제조 단지에서 거의 유일하게 지금도 팽창 중인 산업입니다.

상식적으론, 미국인들 스스로도 어떻게 자기들이 이렇게까지나 압도적으로 유리한 딜을 체결할 수 있었던 건지 믿기 힘들 겁니다. … 아마도 미국인들은 상식을 택하기로 한 것 같습니다. 유럽 안보 보장자로써 미국이 얻는 너무나 어마어마한 혜택을 스스로도 믿지 못할 것 같으니 이제는 그것을 스스로 놓아버리기로 한 것 같습니다.

실로 상식은 또 하나의 대안적 현실입니다. 과거의 조상들이 세운 위업을 스스로도 믿지 못해 걷어차 버리는 일은 역사적으로 수도 없이 되풀이된 일이고, 이번에도 동일한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라시아 외부자로써 (유라시아) 내부의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던 미국은 손잡이를 스스로 놓아 버리는데 총력을 기울입니다.

… 트럼프의 최종 목적은 무엇일까? 그는 수많은 매체를 통해 정말 많은 말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메시지는 일관적입니다. 무역적자는 나쁘다는 겁니다. 트럼프독트린의 유산이 수십년간 지속되어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제적 삶을 바꿔 놓는다면, 그 경로의 끝은 무역 흑자를 내는 미국일 겁니다.

… 변동 환율제가 지속되고 달러 가치가 안정적이라는 가정 하에(Big if!) 이 상태는 미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내부 투자가 외부 유출로 전환된다는 뜻입니다. 어찌 되었든 Current account에서 무역 적자는 자본 유입의 거울상이기 때문입니다.

FDI 유입은 미국의 기술 패권을 상징합니다. 미국의 자본 유입 중 상당분은 사실 미국 기업에 의해 이뤄집니다. 애플 같은 빅테크나 빅파마가 해외 조세회피처에 세워둔 법인의 투자가 미국 내 R&D로 환원됩니다. 막대한 금액이 캘리포니아의 우수한 엔지니어 사단을 양성하고 천문학적인 수입을 뽑는 IP 개발에 투여됩니다.

… 물론 이건 무슨 사악한 백년대계나 금융 흑마술이 아니라 자본과 공산품이 자유롭게 흐르는 세상의 당연한 귀결입니다. … 하지만 국가의 생존이 모든 것에 최우선시되는 세상에선 중력도 취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테크 IP 기반 국가와 대량 공산품 제조국의 재래식 교전은 전자의 패배로 끝날 거라고 가정합니다. 미국은 잠재적 라이벌이 자신의 채권자가 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금융 중력을 재편성하려 합니다. 아직 자기가 금융 세계의 코드를 덮어 쓸 수 있는 힘과 자격을 가지고 있는 이 시대에 말이지요.

그리하여 미국의 총체적 부유함은 줄어들 겁니다.(그것이 궁극적 정책 목표여야 합니다) 대신 그들은 좀 더 자급자족 가능할 겁니다. 물론 자급자족의 의미는 완전히 임의적입니다. 수입 없이 국내에서만 공산품을 수급하는 공급망은 보통 다양한 수입처를 가진 공급망보다 갑작스러운 이벤트에 취약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미국의 엘리트들은, 현 시점에선 그게 적합한 상태라고 여기는 듯합니다. 그리고 만일 미국이 총력전 가능한 국가로 개조되고 있다면 아마도 합당한 전략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