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듐 네이버 블로그 글1: “리버스 레프러콘 경제” 링크

소듐 네이버 블로그 글2:: “리버스 레프러콘 경제II” 링크

Factoryless manufacturing and economic measurement.pdf

국제수지(Balance of Payments) > 서비수무역세분류통계 > 기타사업서비스수지(Other Business Services Balance)안에는 ① 연구개발서비스수지 ② 법률,회계 등 전문 및 경영컨설팅서비스수지 ③ 기술무역기타사업서비스수지가 포함되는데, 이 때 기술무역기타사업서비스수지에는 건축, 엔지니어링, 과학 및 기타기술서비스수지가 포함되어있음.

위 글에 따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리밸런싱은 환상에 불과함. 영국 서비스 수출의 태반은 기업간 서비스(OBS)에서 나옴. 여전히 ‘제조업’과 연관이 있으며 오히려 제조업의 고도화, 제조업의 서비스화,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핵심. 즉 미국과 영국은 제조업 밸류체인을 극단적으로 위로 밀어붙인 국가에 불과. 서비스 산업국이 아니라고!

아래는 발췌


보통 우리의 경제 통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GDP, 그 중에서도 실질 GDP입니다. 실질 GDP는 한 나라가 국내에서 생산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총량(voulme)입니다. 그런데 GDP와 함께 발표되는 또 다른 수치가 있다는 건 잘 모를 겁니다.

많은 경제 통계국은 GDI(Gross Domestic Income)1를 함께 발간합니다. GDI는 GDP보다 훨씬 데이터포인트가 모이는 기간이 길어서 분기 별로 즉각 나오질 않습니다. 때문에 신속성이 중요한 매체나 금융가에선 보통 GDP만 헤드라인 지표로 사용합니다.

원칙적으로, GDP와 GDI는 동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GDI는 소득(보통 세금 데이터로 추적 분석함)이기에 GDP보다 자료 수집이 오래 걸립니다. 그러므로 동일 분기의 GDP와 GDI가 항상 동일하진 않습니다 - 그래도 거의 비슷해야 하며, 결국엔 GDP와 GDI는 근삿값으로 모입니다.

그러나 거의 언제나 모든 것의 원흉으로 보이는 2007년 이후로 영국 GDP와 GDI 추세는 분리됩니다. GDI의 성장 속도가 GDP를 추월하기 시작한 겁니다. 2019년 기준 영국의 GDI는 GDP보다 5% 더 컸습니다. 그래서 통계청은 GDP를 GDI에 맞게 상향 수정했습니다.

… 아까 말했다시피 실질 GDP는 산출량, GDI는 소득입니다. 산출량이 동일하면, 소득은 당연히 동일해야죠. 그런데 소득만 올랐다고 칩시다. 그럼 소득의 주체(노동자, 기업, 땅주인 등) 중 누군가의 돈이 다른 쪽으로 빠져나갔다는 뜻이어야만 합니다. 아니면 경제 운용의 비용이 일제히 올라갔다는 뜻이므로 생산의 부가가치가 줄어야 합니다. 만약 노동자 보상이 경제의 산출량-생산성과 무관하게 상승했다면 그건 기업 순익이 희생됐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데 기업 순익이 노동자 보상보다 더 빨리 올랐습니다. 이 상황에 부가가치까지 함께 올랐다는 건 미스테리합니다. 한편, 디플레이터는 계속 빠지고 있습니다. 그럼 돈은 다른 곳에서 들어오고 있다는 뜻입니다.

… 물가 상승 없이 경제 활동 주체의 소득과 부가가치가 계속 오른다는 게 확정되면, 통계청은 또 실질 GDP를 GDI에 맞춰 끌어 올릴 겁니다. 그것 외에는 소득 증가를 설명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럼 결국 영국 GDP의 리버스 레프러콘 현상 뒤에는 GDI 갭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GDI는 왜 GDP와 상관없이 오르고 있을까. … BOE 연구원들은 그 이유가 ‘교역 조건’의 개선에 있다고 봅니다.

… 영국의 주요 수출품은 일반 공작 기계에서 ICT 제품으로, ICT 제품에서 보험/금융 서비스와 IT 서비스로 변화 했습니다. 이런 서비스의 단위 가격은 어떤 연유인지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영국의 주요 수입품(중간재)은 기계, 화학 제품에서 ICT 제품(반도체, 컴퓨터, 전자기기 등)으로 변경 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수십년간 단위 당 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게 바로 이 ICT 제품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중국 덕분에 계속해서 가격을 파괴 당하고 있죠. 이 때문에 영국의 교역 조건은 끊임없이 증진되고 있습니다. 영국이 파는 물품의 양은 이전과 똑같거나 아주 약간만 상승했는데, 들어오는 돈의 양은 점점 더 늘어납니다. 그러므로 소득 - 노동자와 기업 모두 - 과 부가가치가 GDP와 상관없이 계속 올라갑니다.

영국의 경제 중심, 특히 무역 중심이 제조업이었다면 이런 현상이 마크로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 겁니다. 이런 교역 조건의 변화는 현재 모든 선진국의 공통 사항일 테니까요. 문제는 영국은 2023년 기준 이제 서비스 수출액이 제품 수출액보다 더 큰 지구상 유일한 국가라는 겁니다.

… 아까 말했듯이, 여러 연구에 따르면 교역 조건의 변화는 실질 GDP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단지 가격의 변화일 뿐이니까요. 그러나 2010~2019 국면에서 본 GDP의 상향 수정은 그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시사합니다. 어쩌면 교역 조건 자체가 곧 GDP이고 생산성일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서비스 산업 집중 경제에선 국가가 만들어내는 교역재의 ‘생산량’이 아닌 ‘가격’이 경제의 크기 - 나아가 국가의 복지 수준까지 결정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복지란 공공 복지 개념이 아닌 한 국가의 집산적 총소비, 즉 구매력(Purchasing power. 참고로 그 PPP가 아님.)을 뜻합니다.

… 영국의 점점 더 높아지는 서비스 가격이 점점 더 불어나는 공산품 적자를 ‘대체’합니다. 전문과학, 금융/보험, ICT는 모두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특히 전문과학 산업은 더욱 그렇습니다. 엔지니어링 설계나 R&D 용역은 모두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 툴이나 설비를 사용해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견본을 설계해 주거나, 테스트해주거나, 검증해 줄 겁니다.

오늘날 이런 작업은 SaaS 같은 최신 클라우드 기술로 디지털화 되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ICT 서비스 수출(대부분 퓨어한 SW 판매)을 같이 끌고 옵니다. 금융/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 특히 시티의 금융/보험업은 다른 금융 허브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산업군으로만 이뤄져 있으며, 덕분에 순수출액은 압도적인 세계 1위입니다. 그 말은 현대 금융/보험업의 핵심 인프라인 IT(클리어링, 데이터 분석에 필요)에 재투자할 요인이 더 높다는 뜻입니다.

… 영국인의 소득은 GDP나 생산성과 무관하게 계속 상승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선, 뭐가 생산성이고 뭐가 생산성이 아닌지 판단 못하게 된다는 겁니다. … 영국의 전문과학 산업 노동 생산성은 지난 수년간 정체해 왔습니다. 그런데 순수출액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런 괴리 현상이 계속 이어지면, 그리고 서비스 산업의 질량이 마크로에 영향을 미칠 만큼 커져 버리면, 결국 교역 조건 변화로 인한 실질 구매 능력의 증가가 GDP‘도’ 끌어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립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GDP는 생산, 지출, 소득 사이의 근사치라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생산과 지출이 그대로인데 소득만 계속 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소득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야기가 없다면, 그럼 선택을 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설명할 순 없지만 실질 GDP가 그만큼 늘었다고 봐야 하겠지요. 그래서 영국은 2010년대부터 계속해서 실질 GDP를 실질 GDI의 근사치에 맞게 상향 수정 중입니다. 영국의 서비스 산업은 본질적으로 ‘GDP에 잡히지 않는 것‘이 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영국처럼 IT와 전문과학산업의 서비스 비중이 큰 미국은 GDP-GDI 갭이 다른 방식으로 일어납니다. 미국에선 지난 몇년간 GDP가 GDI보다 거의 4% 이상 더 부풀려졌다가, 최근의 리비전에서 GDI가 상향 수정되면서 갭이 좁혀졌습니다. 미국에선 GDP가 GDI보다 약 2% 정도 더 큽니다. 즉 영국과는 역순으로 사이클이 돌아갑니다.

… 미국은 영국 못지 않은 서비스 대국인 “동시에”, 아직 ‘서비스 집중도’는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따라서 교역 조건은 여전히 미국 기업, 노동자의 소득에 유리하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교역 조건의 악화는 에너지 순수출국인 미국조차 디플레이터 상승이라는 또 다른 요인에 노출시켜 상쇄시키는 겁니다.


제조 산업화된 OBS가 정말로 ‘산업’이라 불릴 만한 스케일로 자라난 나라는 현재까지 미국, 영국 뿐입니다.

… 영국 OBS는 GDP의 13%에 해당하며 그 중에서 엔지니어링 관련은 6~7%입니다(ONS가 2019년 진행한 연구(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2019a). International trade in services, UK: 2017.) 에선 6.7%로 나옴. 데이터는 ONS - Annual Survey of Goods and Services, industry by product 이 링크에서 볼 수 있음. 파일은 아래에 첨부해 둠). 사실상 제조업에 가까운 이런 서비스를 포함하면, 영국의 제조업 비중은 실제론 GDP 대비 16% 안팎으로, 1990년대에서 크게 변동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영국 제조업은 적어도 1990년대 이후로는 탈산업화가 아닌 서비스화를 겪었다고 표현하는 쪽이 더 맞을 듯합니다.

… 21세기로 들어선 뒤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어떻게 서로 결탁됐는가. 컨설팅과 엔지니어링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 따라서 공장 없는 제조업체는 이제 정말로 존재합니다.

생산 베이스를 없애는 대가로 제조 밸류체인의 최상위권을 포식하는 나라들은 필연적으로 공산품 무역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무역 적자가 커진다는 것은 오히려 이들 나라의 제조업이 활성화됐다는 뜻입니다. 자신들의 IP와 전문성을 빌려 해외 거점에서 생산한 공산품을 다시 본국으로 들여온다는 개념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무역 적자는 높은 외국인직접투자(FDI)로 보상될 겁니다. 그리고 이 FDI는 사실 생산 활동으로 다국적 기업이 벌어들인 금액의 국내 재투자 개념에 더 가깝습니다. 그러나, 고도의 제조 밸류체인만 골라 타는 대가로 그들은 대량 생산 거점을 잃습니다. 이러한 발전은 국가적 자급자족을 갈망하는 자들에게 있어 취약점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아마 현대 미국은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고, 100년 넘게 진행 중인 새로운 형태의 산업 혁명을 역재생하기로 한 듯 합니다.


제조업 외에도 영국은 금융서비스 강국.

아래에서는 영국과 미국의 OBS 수출국가들과 수출액을 보여줌. WTO 링크.


영국 National Statistics BoP 링크

미국 BEA International Data 링크


International trade in services, UK 2017.pdf

industrybyproductproportionsmatrixasgs2016.xlsx


Footnotes

  1. 국내총소득으로 번역되며, 실질GDI = 실질GDP +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